전세대출금은 임대인에게 넘어가 은행이 잡을 담보가 없기 때문에, 은행은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실행한다. 그래서 선순위 근저당이 많거나 위반건축물·신탁등기·압류 같은 하자가 있어 보증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집은 대출 자체가 막힌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등기부와 건축물대장을 확인하고 보증 가능 여부를 미리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세대출을 알아보면 은행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게 신청자의 소득이 아니라 '이 집이 보증 대상이냐'는 점이다. 이유는 구조에 있다.
전세대출로 나온 돈은 세입자 손에 머무르지 않는다. 곧바로 임대인에게 전세보증금으로 넘어간다. 즉 은행이 빌려준 돈은 남의 집에 묶이고, 은행이 잡을 담보가 없다. 그래서 은행은 보증기관의 보증서를 담보로 삼아 대출을 실행한다. 세입자가 대출을 못 갚거나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는 구조다.
보증기관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SGI) 세 곳이다. 이 중 어느 곳도 이 집을 보증해 줄 수 없다고 판단하면 은행은 회수 수단이 사라진다. 그 순간 대출은 나오지 않는다. 보증보험이 안 되면 대출이 막힌다는 말은 이 뜻이다.

Mikhail Nilov
보증 심사는 대체로 '집이 빚을 감당할 수 있는가'를 본다. 문제가 되는 상황은 정해져 있다.
가장 흔한 건 집에 이미 빚이 많은 경우다. 등기부의 선순위 근저당이 주택가액의 60%를 넘으면 HUG는 보증을 제한한다. 여기에 내 보증금까지 더한 금액이 집값을 넘으면 이른바 깡통전세가 되어 경매 시 보증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등기부에 압류, 가압류, 경매개시결정, 가등기, 가처분이 걸려 있어도 거절된다. 소유권 분쟁이나 집이 넘어갈 위험을 뜻하기 때문이다.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표시된 집,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넘어가 임대인이 실소유주가 아닌 신탁등기 물건도 대표적인 거절 사유다. 임대인이 과거 보증금을 상습적으로 안 돌려준 이력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2025년 들어 기준은 더 빡빡해졌다. 주택금융공사 기준으로 보증금과 선순위 대출을 합한 금액이 개인 임대인 집은 집값의 90%, 법인 임대인 집은 80%를 넘으면 보증이 거절된다. 금융위원회도 수도권·규제지역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90%에서 80%로 낮췄다. 정부가 전세보증 기준을 더 조인다는 방침도 나와 있어, 앞으로 문턱은 낮아지기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까지는 집을 두고 보는 조건이다. 집이 통과해도 세입자 본인이 상품별 요건을 못 맞추면 대출은 나오지 않는다. 무주택 여부, 소득 기준, 신용 상태가 대표적이다. 보증은 '집'과 '사람' 두 관문을 모두 넘어야 실행된다.
핵심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확인하는 것이다. 대출이 안 나온 뒤에는 계약금을 돌려받기 어렵다.
이 다섯 가지만 먼저 확인해도, 잔금 날 대출이 막혀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은 대부분 피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집을 먼저 계약하고 대출을 알아보는 순서는 위험하다. 순서를 뒤집는 게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