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한도는 은행이 아니라 HF·HUG·SGI 같은 보증기관 심사로 정해져, 시중은행에서 저축은행으로 옮긴다고 한도가 늘지는 않는다. 저축은행의 실제 강점은 한도 우위가 아니라 시중은행 심사에서 막힌 임차인의 승인 여지이며, 대신 금리와 중도상환수수료가 더 높다. 정책상품과 시중은행(보증기관 교체 포함)을 먼저 확인하고, 두 단계가 모두 막혔을 때 저축은행을 마지막 카드로 검토하는 것이 순서다.
시중은행에서 전세대출 한도가 모자랐다면, 저축은행으로 옮긴다고 그 한도가 늘어나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전세대출 한도는 은행이 마음대로 정하는 값이 아니라 보증기관 심사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진짜 쓰임새는 한도를 키우는 쪽이 아니라, 시중은행 문턱에서 막힌 사람에게 승인 여지를 여는 쪽에 가깝다. 대신 금리와 중도상환수수료는 더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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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한도는 흔히 "보증금의 80%"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세 가지 기준 중 가장 작은 금액으로 결정된다. 보증금 대비 비율(통상 80%, 정책상품은 70%), 보증기관이 정한 최대 보증한도, 그리고 소득·신용·부채로 계산한 본인의 상환능력이다.
핵심은 두 번째와 세 번째다. 시중은행이든 저축은행이든 전세대출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같은 보증기관 심사를 통과해야 나온다. 한도의 상한선을 사실상 이 보증기관이 쥐고 있다는 뜻이다. 은행 간판만 바꾼다고 이 상한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같은 임차인이라도 어느 보증기관을 끼느냐에 따라 한도와 승인 여부가 갈린다. HF는 증빙소득 중심으로 심사해 대체로 증빙소득의 3.5배가량을 한도로 보고, 금리가 가장 낮은 대신 소득 증빙이 확실해야 한다. HUG는 주택 가격과 선순위 채권을 보기 때문에 소득이 약해도 길이 열린다. SGI는 신용평점에 따라 차등하되 보증금액 제한이 없어 고가 전세까지 커버하며, 최대 5억원 수준까지 본다.
그래서 시중은행에서 한도가 부족했다면 저축은행으로 넘어가기 전에, 같은 은행에서 보증기관을 바꿔 다시 계산해보는 것이 먼저다.
저축은행 전세대출의 실질적 강점은 한도가 아니라 승인 가능성이다. 신용점수나 부채비율(DSR) 때문에 시중은행이나 상위 보증 심사에서 거절됐다면, 저축은행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여지도 무한하지 않다. 서울보증보험은 2025년 5월 다주택자 전세대출에 DSR 40%를 적용하는 등 심사를 조였다. "저축은행은 무조건 나온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첫째, 금리 산정 방식이다. 저축은행 전세대출은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다. 2026년 6월 기준 HF 보증 시중은행 전세대출이 연 4.0~4.4%대인데, 저축은행·2금융권은 그 위에 있다. 변동금리라면 갱신 주기마다 금리가 다시 매겨지므로, 갱신 시점에 얼마나 오를 수 있는지 상한을 함께 물어야 한다.
둘째, 중도상환수수료다. 2025년 1월 13일부터 수수료를 실비용 안에서만 물리도록 규정이 바뀌면서 전반적으로 내렸지만, 저축은행은 여전히 시중은행보다 높다.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 평균이 0.65%까지 내려온 반면 저축은행은 1.24% 수준이다. 전세 만기 전 이사나 대환을 염두에 둔다면 이 차이가 실제 비용으로 돌아온다.
셋째, 어느 보증기관과 연계된 상품인가다. 저축은행 전세대출은 주로 SGI서울보증을 낀다. 같은 보증이라면 은행을 바꾼다고 조건이 크게 나아지지 않으니, 굳이 금리 높은 저축은행을 먼저 택할 이유가 줄어든다.
순서는 분명하다. 소득·나이 요건이 맞으면 버팀목 같은 정책 전세대출을 가장 먼저 확인한다(연 2~3%대). 다음은 시중은행이되, 한 곳에서 한도가 부족하면 보증기관을 바꿔 재신청해본다. 저축은행은 이 두 단계에서 모두 막혔을 때 꺼내는 마지막 카드다.
저축은행을 최종적으로 택하더라도, 늘어난 한도가 아니라 높아진 금리와 수수료를 감수하고 얻는 승인이라는 점을 계산에 넣어야 한다. 만기까지 그대로 살 계획이고 다른 곳에서 승인이 나지 않았다면 저축은행이 현실적이다. 반대로 중간에 옮길 가능성이 있다면 높은 중도상환수수료가 부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