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금 사고는 대부분 계약 전 등기부등본의 소유자(갑구)·근저당(을구)·가압류 세 항목에서 미리 드러난다. 채권최고액에 보증금을 더해 시세로 나눈 비율이 70%를 넘는지, 소유자가 신탁회사는 아닌지를 보면 회수 위험이 계산된다. 계약 전과 잔금 당일 두 번 발급본으로 확인하고, 전입신고 다음 날 0시에야 대항력이 생긴다는 점까지 챙겨야 한다.
전세 보증금 사고는 대부분 계약 전에 등기부등본에서 미리 걸러낼 수 있다. 여기서 확인할 핵심은 세 가지다. 집주인이 진짜 소유자인지(갑구), 집에 잡힌 대출이 얼마인지(을구), 그리고 가압류·압류·신탁 같은 권리 제한이 걸려 있는지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24시간 뽑을 수 있다. 열람은 700원, 법적 효력이 있는 발급본은 1,000원이다. 문서는 표제부(주소·면적 등 물건 현황), 갑구(소유권), 을구(소유권 외의 권리)로 나뉜다. 계약할 집의 도로명 주소, 특히 아파트라면 동·호수까지 정확히 맞는지 표제부에서 먼저 확인한다.
Photo by Scott Graham on Unsplash
갑구는 소유권 이력이다. 여기 적힌 현재 소유자가 계약서에 도장 찍을 임대인과 같은 사람인지 신분증으로 대조한다. 대리인이 나온다면 소유자 명의의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함께 받아야 한다.
소유자가 개인이 아니라 신탁회사로 되어 있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 경우 등기상 실제 권리자는 신탁회사이고, 집주인 행세를 하는 위탁자와 계약해도 수탁자와 우선수익자의 동의가 없으면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신탁등기가 보이면 신탁원부를 떼어 임대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계약을 진행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을구에는 집을 담보로 빌린 돈, 즉 근저당권이 표시된다. 여기서 봐야 할 숫자는 '채권최고액'이다.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 원금이 아니라 그 원금의 약 120%로 부풀려 설정하는 것이 관행이다. 원금 1억 원을 빌렸다면 채권최고액은 보통 1억 2,000만 원으로 잡힌다. 경매로 넘어가면 은행은 이 한도까지 내 보증금보다 먼저 가져간다.
그래서 계산이 필요하다. 등기부의 선순위 채권최고액에 내가 낼 보증금을 더한 뒤, 그 집의 매매 시세로 나눈다. 이 비율이 70%를 넘으면 경매 시 보증금을 다 돌려받기 어려워지고, 80%를 넘으면 이른바 깡통전세로 본다.
| 시세 | 선순위+내 보증금 | 비율 | 판단 |
|---|---|---|---|
| 3억 원 | 2.0억 원 | 67% | 비교적 여유 있음 |
| 3억 원 | 2.55억 원 | 85% | 회수 어려움 |
시세는 KB시세나 최근 실거래가로 잡되, 하락장에서는 낙찰가가 시세보다 더 낮게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본다.
갑구에 가압류, 압류, 경매개시결정 같은 기록이 있다면 집주인이 이미 다른 빚 문제에 얽혀 있다는 뜻이다. 근저당과 달리 이런 기록은 금액 규모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위험 신호다. 소유권을 다투는 소송(예고등기, 처분금지가처분) 흔적도 마찬가지다. 이런 항목이 하나라도 보이면 왜 걸렸는지, 잔금 전까지 말소되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등기부는 계약 당일에 문제가 없어도 잔금까지 며칠 사이에 바뀔 수 있다. 그래서 계약서를 쓰기 직전에 한 번, 잔금을 치르는 당일 아침에 한 번, 최소 두 번 발급본으로 확인한다. 중도금이 있는 계약이라면 중도금 지급 전에도 한 번 더 보는 것이 좋다. 잔금 당일 확인에서 새 근저당이 끼어 있는지가 특히 중요하다.
타이밍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세입자의 대항력은 이사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 0시'에야 생기는데, 근저당은 등기 접수 당일 바로 효력이 발생한다. 잔금 치른 날 집주인이 곧바로 대출을 받아 근저당을 걸면, 하루 차이로 내가 은행보다 뒤로 밀린다. 잔금·이사·전입신고를 같은 날 처리하고 확정일자도 그날 함께 받아, 이 공백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이렇다. 선순위 부담과 보증금 합이 시세의 70%를 넘으면 이 금액으로는 계약하지 않거나 보증금을 낮춘다. 근저당이 있되 규모가 감당할 수준이라면 '잔금일까지 근저당을 전액 상환·말소하고, 이를 어기면 계약을 해제하고 보증금을 반환한다'는 특약을 계약서에 넣는다.
반면 소유자가 신탁회사이거나 갑구에 가압류·압류가 걸려 있다면, 금액을 떠나 그 사유가 깨끗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도장을 미루는 쪽이 맞다. 서두르는 쪽이 임대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등기부 한 장을 세 번 뜯어보는 30분이 보증금 수억 원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