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1월 이후 86주 연속 올라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지만, 지금은 강남3구가 조정에 들어가고 외곽·중저가 지역이 상승을 이어가는 지역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 강남에서 한강벨트, 외곽으로 상승이 번지는 '키 맞추기'가 진행되면서 지역마다 상승 국면의 위치가 다르다. 정책 재검토 논의가 진행 중인 지금, 실거주 매수라면 시세 타이밍보다 지역별 상승 국면과 거래량, 대출 한도 안에서의 상환 부담을 함께 봐야 한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1월 셋째 주 이후 86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때의 85주를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으로,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17.16%에 이른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9월 첫째 주 매매가격도 전주보다 0.2% 올랐다.
숫자만 보면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싶지만, 시장을 한 덩어리로 보면 판단을 그르치기 쉽다. 지금 서울은 지역별로 방향이 갈린다. 강남3구와 용산은 최근 0.21% 하락하며 조정에 들어간 반면, 강북·노원·도봉·성북을 묶은 동북권은 같은 기간 0.28% 올랐다. 오르는 곳과 쉬어가는 곳이 뒤섞여 있다.

Jan van der Wolf
이 흐름은 강남에서 시작해 한강벨트를 거쳐 외곽으로 상승이 번지는 이른바 '키 맞추기'로 설명된다. 재건축 단지와 한강변 고가 아파트가 먼저 시장을 끌어올린 뒤, 상승 부담이 커지자 대출로 접근 가능한 중저가 지역이 뒤따라 오르는 방식이다. 지역마다 상승 국면의 위치가 다르다는 뜻이다.
최근 1년(지난해 9월 8일~올해 9월 7일) 자치구별 상승률을 보면 이 격차가 분명하다.
| 지역 | 최근 1년 상승률 | 최근 흐름 |
|---|---|---|
| 성동구 | 16.29% | 상승 지속 |
| 성북구 | 15.63% | 상승 지속 |
| 서울 전체 | 11.67% | 상승 |
| 강북구 | 9.45% | 상승 확산 |
| 서초구 | 5.99% | 조정 |
| 강남구 | 4.14% | 조정 |
강남·서초의 1년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밑도는 반면, 성동·성북은 15%를 넘겼다. 이미 많이 오른 강남은 숨을 고르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외곽이 뒤늦게 따라붙는 국면이라는 얘기다.
외곽이 오르는 배경에는 대출 규제가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시가 15억원 이하 최대 6억원, 15억 초과~25억원 4억원, 25억 초과 2억원으로 차등화돼 있다. 고가 주택일수록 빌릴 수 있는 돈이 줄다 보니, 신혼부부와 30대 실수요가 대출이 나오는 15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로 몰렸다.
특징적인 건 거래량이다. 거래는 1년 전보다 86.1% 급감했는데도 가격은 버티고 있다. 팔 사람이 매물을 거둬들여 거래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실수요만 움직이는 시장이라는 신호다. 거래가 적다는 건 가격이 실제 수요·공급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9월 13일 공급·대출·세금 세 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재건축 완화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규제 방향이 어디로 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상투냐 아니냐'를 맞히려는 타이밍 게임보다, 감당 가능성과 지역 국면을 함께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다음 지표들을 확인해 보자.
정리하면, 정책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지금은 '언제 사느냐'를 확신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다만 대출 한도 안에서 장기 거주가 가능하고 실수요가 받치는 지역이라면, 남의 타이밍이 아니라 자신의 상환 능력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덜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