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은 한국부동산원 기준 83주 연속 올랐지만, 오름세를 끄는 곳은 강남3구가 아니라 성북·구로·강서 등 중저가 지역이다. 세제와 대출 규제로 강남 수요가 눌린 사이 실수요가 접근성 좋은 외곽으로 옮겨가는 '키 맞추기'가 강남에서 한강벨트, 동북권, 외곽 순으로 번지고 있다. 관심 지역의 상승 여부는 부동산원 구별 주간 변동률과 국토부 실거래가, 매물 증감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한국부동산원 기준 9월 첫째 주까지 83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기(2020년 6월~2022년 1월) 세운 역대 최장 기록 85주에 두 주 남았다. 다만 상승 주간 수는 어느 지수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세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집계된다.
눈여겨볼 대목은 상승 기간이 아니라 상승 지역이다. 9월 첫째 주 서울 전체는 0.20% 올랐지만, 강남구는 -0.35%, 서초구는 -0.30%, 송파구는 -0.02%로 강남3구가 나란히 내렸다. 강남3구는 5주째 하락세다. 오름세를 끌어올린 곳은 오히려 중저가 지역이었다.
연초 대비 누적 상승률을 보면 방향이 분명하다. 성북구가 13.52%로 가장 높고 구로구 11.06%, 강서구 11.01%, 서대문구 10.93%, 관악구 10.40%, 노원구 10.39% 순이다. 이름값 높은 고가 지역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비강남권이 두 자릿수로 뛴 것이다. 같은 서울 안에서 오르는 곳과 내리는 곳이 갈리는 이른바 디커플링이 뚜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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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는 무작위로 퍼지지 않았다. 강남에서 시작해 한강벨트(용산)로, 다시 강북·노원·도봉·성북 같은 동북권으로, 그리고 서울 외곽과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보였다. 최근 1년(2025년 9월 8일~2026년 9월 7일) 상승률은 성동구 16.29%, 성북구 15.63%로 서울 평균 11.67%를 크게 웃돈 반면, 서초구는 5.99%, 강남구는 4.14%에 그쳤다.
이유는 규제와 자금의 이동으로 설명된다. 세제 개편으로 고가주택 보유 부담이 커지고 대출 규제가 강남권 수요를 누르는 사이,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실수요가 옮겨갔다. 전세 물량이 부족하고 월세 부담이 커지자 30대와 신혼부부가 매매로 돌아선 것도 중저가 지역 수요를 밀어 올렸다. 대출 규제로 자금이 묶이면서 15억 원 이하 주택에 수요가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흐름을 부동산업계는 실수요 중심의 '키 맞추기'로 본다. 오른 지역과 덜 오른 지역의 가격 격차가 좁혀지는 국면이라는 뜻이다. 다만 이는 값이 계속 오른다는 보장이 아니라, 수요가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이미 두 자릿수로 오른 지역을 뒤늦게 쫓기보다, 아직 덜 오른 인접 지역의 흐름을 함께 살피는 편이 실수요자에게는 현실적이다.
내가 보는 동네가 실제로 오르는지는 뉴스 헤드라인이 아니라 몇 가지 공개 자료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구별 변동률을 본다. 서울 평균(최근 0.20%)보다 우리 구의 주간 변동률이 높은지 낮은지, 몇 주째 방향이 유지되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 주 반등만으로 추세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최소 3~4주 방향이 같은지를 보는 편이 안전하다.
다음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다. 호가가 아니라 실제 체결가가 직전 거래보다 올랐는지, 거래 자체가 늘었는지를 보면 상승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지 가늠할 수 있다. 매물 증감도 신호다. 매물이 줄고 호가가 잘 내려가지 않는다면 매도자가 버티는 국면이라는 뜻이다.
전세 시장도 함께 볼 만하다. 이번 상승의 배경에 전세 부족이 있었던 만큼, 관심 지역의 전세 매물과 전세가율 흐름은 매매 수요가 언제 붙을지 미리 보여주는 선행 지표가 될 수 있다. 정리하면 구별 변동률의 지속성, 실거래가와 거래량, 매물과 전세 흐름 세 가지를 함께 놓고 볼 때 우리 동네의 신호가 비로소 또렷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