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로 잔금을 메우는 것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한도가 연소득 이내로 묶여 있고 규제지역에서는 사용 자체가 크게 막혀 있다. 특히 1억 원을 넘는 신용대출을 받으면 1년간 규제지역 주택을 살 수 없고, 신용대출과 주담대는 DSR 40% 안에서 함께 계산돼 한도가 서로 줄어든다. 만기가 짧고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은 원리금 부담이 커 향후 대출 여력까지 갉아먹으므로, 규제지역 여부와 DSR 여유부터 확인한 뒤 결정해야 한다.

잔금일이 코앞인데 돈이 모자랄 때 신용대출을 떠올리는 건 자연스럽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용대출로 잔금을 메우는 것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은 조건이 여러 겹으로 붙어 있어서, 사려는 집이 규제지역인지 아닌지에 따라 가능 여부와 부담이 크게 갈린다.
가장 기본적인 벽은 한도다. 정부는 신용대출을 활용한 주택 구입을 막기 위해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별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연소득이 5천만 원이면 신용대출도 그 안에서만 나온다는 뜻이라, 잔금의 상당 부분을 신용대출로 채우기는 애초에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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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는 집이 규제지역, 즉 수도권과 투기과열·조정대상지역에 있다면 이야기가 더 복잡해진다. 2025년 10월 대책에 따라, 1억 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보유한 사람은 대출 실행일로부터 1년간 규제지역 내 주택을 살 수 없다. 잔금을 메우려고 큰 신용대출을 받았다가 오히려 매수 자체가 막힐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의 규제지역 주택 구입을 제한하는 조항도 함께 걸려 있다. 규제지역에서 신용대출로 잔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은 시작 단계에서 어긋날 가능성이 크다.
애초에 잔금이 모자라는 배경에도 규제가 있다. 무주택자의 규제지역 주담대 LTV가 기존 70%에서 40%로 축소됐고,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의 최대한도도 집값 15억 원 이하는 6억 원으로 묶였다. 그만큼 자기 자본을 더 들고 있어야 해서, 잔금 부족을 신용대출로 메우려는 유인이 커진 셈이다. 하지만 그 통로가 바로 이 규제로 막혀 있는 구조다.
비규제지역이라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함께 쓰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 문제는 두 대출이 같은 DSR 안에서 계산된다는 점이다. DSR은 연소득 대비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로, 은행권은 40%를 넘기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는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 카드론,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까지 모두 들어간다.
그래서 신용대출을 먼저 일으키면 그만큼 DSR이 차오르고, 정작 주담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다. 한쪽을 늘리면 다른 쪽이 깎이는 구조다. 게다가 2025년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전면 적용되면서 실제 한도는 이전보다 10~15%가량 더 줄었고,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에는 3%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 하한까지 얹혔다. 실제로 연소득 1억 원인 변동금리 차주의 대출 한도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뒤 약 6억 6천만 원에서 5억 6천만 원 안팎으로 1억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계산에 신용대출까지 얹으면 주담대 여력은 더 쪼그라든다.
신용대출은 주담대보다 금리가 대체로 높고, 만기도 짧다. 만기가 짧다는 건 매년 갚아야 할 원리금이 크다는 뜻이고, 이 원리금이 DSR을 더 빠르게 소진시킨다. 같은 1억 원을 빌려도 신용대출 쪽이 DSR 부담을 훨씬 크게 잡아먹는 이유다.
판단 기준은 이렇게 세워볼 수 있다. 사려는 집이 규제지역이면 신용대출 잔금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비규제지역이고 DSR에 여유가 있다면, 부족분이 소액이고 단기간에 상환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보조 수단으로 쓰는 것이 현실적이다.
반대로 잔금 대부분을 신용대출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자체가 자금 계획에 무리가 있다는 신호다. 지금 무리해서 받은 신용대출은 앞으로 몇 년간 DSR을 눌러 추가 대출이나 대환의 여력까지 줄인다. 잔금일 전에 매도인과 잔금일이나 입주 시점을 조정할 수 있는지, 혹은 보유 자산을 정리해 현금을 확보할 여지가 있는지부터 따져보는 편이 낫다. 신용대출은 마지막 보조 수단으로 남겨두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