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행사와 허위 분양자가 공모한 대출사기로 은행 네 곳에서 490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공시됐다. 평범한 계약자도 등기부등본·건축물대장·신탁 서류로 권리관계를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사기 구조에 얽힐 수 있다. 특히 명의를 빌려주면 수수료를 준다는 제안은 사기 공범이 되는 신호이므로 계약을 멈추고 확인해야 한다.

최근 은행권에서 부동산 대출사기로 인한 금융사고 공시가 잇따랐다. KB국민·신한·우리·IBK기업 네 은행에서 드러난 규모만 합쳐 490억원이다. 처음 공시보다 액수가 크게 불어난 곳도 있었다. 신한은 30억에서 173억으로, 기업은 48억에서 182억으로 정정됐다.
수법은 비슷하다. 부동산 시행사와 허위 분양자가 짜고, 가짜 서류와 남의 명의를 동원해 대출을 부정하게 받아냈다. 발생 시점은 2023년 하반기부터 2025년 봄까지 걸쳐 있고, 수사는 진행 중이다. 이런 사고는 은행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평범한 계약자도 서류 확인을 소홀히 하면 사기 구조에 얽혀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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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본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흔히 말하는 등기부등본이다. 여기서 세 가지를 본다. 실제 소유자가 누구인지, 근저당권 같은 빚이 얼마나 잡혀 있는지, 가압류·가처분·예고등기가 걸려 있지는 않은지다. 등기부는 계약할 때 한 번 보고 끝낼 서류가 아니다. 잔금을 치르는 날 다시 떼어, 그사이 새 근저당이 설정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건축물대장과 토지대장도 함께 본다. 등기부와 면적, 소유자 정보가 서로 맞아떨어지는지 대조하는 절차다. 두 서류가 어긋난다면 그 자체가 경고 신호다.
최근 사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신탁등기다. 부동산에 신탁이 설정돼 있으면 법적 소유권은 이미 신탁회사로 넘어가 있다. 이때 원래 집주인(위탁자)과 계약을 맺으면, 정작 소유권을 쥔 신탁회사가 동의하지 않은 계약이라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신탁 부동산은 신탁원부, 신탁회사의 동의서, 위임장 세 가지를 반드시 요청해 확인해야 한다. 대금도 위탁자 개인이 아니라 신탁회사가 지정한 계좌로 넣는 것이 원칙이다. 이 절차를 건너뛰라고 재촉한다면 계약을 멈추는 편이 낫다.
서류가 깨끗해도 계약 상대가 진짜 소유자가 아니면 소용이 없다. 신분증을 등기부상 소유자와 대조하고, 대리인이 나왔다면 인감증명서가 붙은 위임장을 확인한다. 계약금과 잔금은 반드시 등기부상 소유자 본인 명의의 계좌로 보낸다. 소유자와 무관한 제3자 계좌를 안내한다면 이유를 따져 물어야 한다.
실거주 계약자가 자기도 모르게 사기의 부품이 되는 경로가 있다. 이름만 빌려주면 수수료를 주겠다는 제안이 대표적이다. 명의를 빌려주는 순간 서류상 분양자나 대출 채무자가 되어, 사기의 책임과 빚을 떠안게 될 수 있다. 아래 정황이 보이면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기본 서류 몇 장을 직접 떼어 보는 것이, 490억이 새어 나간 구조에 휘말리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어선이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계약을 미루고 등기소나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