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시 재산분할은 명의가 아니라 기여도로 결정되며, 혼인 전 산 집도 배우자 기여가 인정되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혼전계약서(부부재산계약)로 특유재산과 자금 출처는 기록할 수 있지만, 재산분할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조항은 효력이 없다. 명의와 지분을 정할 때는 세금과 자금 출처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자산이 복잡하면 혼인신고 전 계약서를 점검하는 것이 안전하다.
집을 살 때 부부 공동명의로 해두면 이혼해도 절반은 내 몫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명의와 재산분할은 다른 문제다.
명의는 소유권, 세금, 대출의 기준이다. 이혼할 때 재산을 나누는 기준은 명의가 아니라 '기여도'다. 명의가 5대 5여도 재산 형성 기여도가 7대 3으로 평가되면 분할도 7대 3에 가깝게 이뤄진다. 반대로 단독명의라도 상대방 기여가 인정되면 그 사람도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민법은 혼인 중 한쪽 명의로 된 재산은 원칙적으로 그 사람 것으로 보는 부부별산제를 택하고 있다. 그런데 이혼 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 별산제와 별개로 작동해, 명의와 무관하게 기여분을 정산한다. 명의를 어떻게 적어두느냐로 분할 결과를 못 박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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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에 각자 마련해 온 재산을 '특유재산'이라고 한다.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예외가 넓다는 점이다.
상대방이 그 재산의 유지나 가치 증가에 기여했다고 인정되면, 혼인 전에 산 집도 재산분할 대상에 들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쪽 명의의 아파트 대출을 함께 갚아왔거나, 리모델링·관리에 배우자 소득이 들어간 경우가 그렇다. 혼인 기간이 길수록 이런 기여가 쌓여 특유재산과 공동재산의 경계가 흐려진다.
그래서 "결혼 전부터 내 집이었으니 당연히 내 것"이라는 전제는 위험하다. 무엇이 특유재산이고 그 자금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처음부터 기록으로 남겨두는 편이 분쟁에서 훨씬 유리하다.
한국 민법 제829조는 '부부재산계약'을 인정한다. 흔히 말하는 혼전계약서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효력 요건이 까다롭다.
부부재산계약은 혼인 성립 전에만 맺을 수 있고, 혼인 중에는 원칙적으로 바꾸지 못한다.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법원 허가를 받아 변경할 수 있다. 또 혼인신고 전까지 등기를 마쳐야 부부의 승계인이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등기하지 않으면 두 사람 사이에서는 의미가 있어도 외부에 주장하기 어렵다.
여기서 많이들 오해하는 대목이 있다. "이혼해도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식의 사전 포기 조항은 효력이 없다. 법원은 재산분할청구권이 이혼 후에 비로소 생기는 권리이므로 결혼 전에 미리 포기할 수 없다고 본다. 부부재산계약은 혼인이 유지되는 동안의 재산 관리를 정하는 약정이지, 이혼 시 분할 기준을 정하는 문서가 아니라는 이유다.
정리하면 혼전계약서로 특유재산의 범위와 자금 출처, 혼인 중 재산 관리 방법은 명확히 남길 수 있다. 반면 분할 자체를 배제하거나 청구권을 없애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이런 계약을 미리 맺어둔 사정은, 나중에 법원이 분할 비율을 정할 때 참작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계약서에는 결과를 못 박는 문장보다 사실을 기록하는 문장이 힘을 갖는다. 혼인 전 각자 보유한 재산의 목록과 취득 자금의 출처, 혼인 후 대출 상환과 관리비를 누가 부담하는지, 공동으로 마련하는 자금의 비율을 구체적으로 적어두는 편이 낫다. 반대로 재산분할청구권 포기 조항은 넣어도 효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명의와 지분을 정할 때는 세금과 자금 출처를 함께 봐야 한다. 공동명의는 취득세를 지분만큼 나눠 내며 합치면 단독명의와 같다. 보유세는 갈린다. 종합부동산세는 부부 공동명의일 때 각자 12억 원씩 최대 24억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어 단독명의보다 유리할 수 있다.
지분 비율은 등기할 때 자유롭게 정할 수 있지만, 별도 약정이 없으면 균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실제로 돈을 낸 비율과 등기 지분이 다르면 증여세 문제가 생긴다. 한쪽이 자금 대부분을 냈는데 지분을 반씩 나누면 그 차액이 증여로 잡힐 수 있다. 자금을 낸 비율과 등기 지분을 맞추고, 각자 납입 내역을 계좌로 남겨두는 것이 안전하다.
명의를 어떻게 하든 재산분할의 큰 틀은 기여도로 결정된다. 명의 형태는 세금과 소유권을 정리하는 수단으로 보고, 분할 리스크는 자금 출처와 특유재산의 기록으로 관리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재산 규모가 크거나 사업·상속 자산이 얽혀 있다면 혼인신고 전에 가정법 전문 변호사와 계약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