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4,424가구 이주 개시와 동시에 세입자 전원을 상대로 명도소송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예고했다. 이는 즉시 퇴거가 아니라 이주 지연을 막으려 미리 걸어두고 이주하면 취하하는 방식이지만, 재건축 세입자는 주거이전비가 없어 보증금을 지키는 일이 관건이다. 통보를 받으면 임대차 종료 시점, 임차권등기명령 같은 보증금 보전장치, 이주 일정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것이 실질적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이주 개시 공고와 동시에 세입자 전원을 상대로 명도소송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8월 12일 알려진 내용이다. 조합은 손해배상 청구와 부당이득 반환청구까지 더해 네 가지 법적 수단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규모가 배경을 설명한다. 이 단지는 4,424가구로, 조합은 내년 상반기 이주 개시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일부 가구의 이주가 늦어지면 사업 전체가 지연되기 때문에, 조합은 "소송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먼저 전원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고, 이주 의무를 이행한 사람은 순차적으로 소를 취하하겠다"는 입장이다.
Photo by Apartment Life on Unsplash
전원 소송이라는 말은 위협적으로 들리지만, 성격을 알면 다르게 보인다. 이주 시점에 맞춰 소송 절차를 미리 진행해두려는 것이지, 통보 즉시 강제로 짐을 빼는 절차가 아니다. 조합도 이주를 마친 세입자는 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걸리는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소송 중에 세입자가 바뀌어 판결의 효력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막는 보전 절차다. 실제로 집을 비우게 하는 건 명도소송 판결과 그에 따른 강제집행 단계에서다. 다만 이주 기간이 끝난 뒤에도 버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조합은 그 기간의 월세와 이자에 해당하는 부당이득 반환, 사업 지연으로 생긴 관리비·금융비용에 대한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다.
여기서 재개발과 재건축의 차이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재개발은 공익사업으로 분류돼 세입자에게 주거이전비와 이사비를 지급한다. 반면 재건축은 그런 규정이 없다. 은마 조합도 "재건축은 재개발과 달리 세입자에게 주거이전비·이사비를 지급할 별도 규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사 비용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고, 그래서 세입자가 지켜야 할 핵심은 보증금이다. 보증금 반환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청구할 수 있지만, 이주가 몰리는 시점에 임대인의 자금 사정이 나빠지면 반환이 늦어질 수 있다. 4,424가구가 한꺼번에 움직이면 대치동과 강남권 전월세시장도 출렁일 가능성이 있어, 새집을 구하는 타이밍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명도소송 통보서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상황을 점검하는 편이 실질적이다.
핵심은 하나다. 통보 자체보다, 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을 장치를 먼저 마련한 뒤 이주 시점을 조율하는 것이 세입자가 손해를 줄이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