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순위 청약은 청약통장이나 가점 없이 무주택 세대주면 신청할 수 있고, 2025년부터는 무주택자로 자격이 한정됐다.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처럼 총액 10억원대 물량이 시세 21억원대 단지에서 나오면 차익이 10억원을 넘어 신청이 추첨으로 몰린다. 당첨돼도 잔금을 치를 자금조달과 전매제한·거주의무·재당첨 제한 조건을 공고문에서 미리 확인해야 기회를 살릴 수 있다.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의 가장 큰 특징은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계약 취소나 미계약으로 남은 물량을 다시 공급하는 방식이라, 가점을 쌓아둔 통장도 청약 납입 기간도 따지지 않는다. 일반청약에서 가점이 낮아 번번이 밀렸던 무주택자에게 문이 열려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2025년 상반기부터 조건이 한 차례 조여졌다. 이전에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무주택자만 무순위 청약에 넣을 수 있다. 거주지 요건도 지자체가 지역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정하도록 바뀌어, 인기 지역은 해당 지역 거주자를 우선하고 미분양이 많은 곳은 전국에서 받는 식으로 갈린다. 위장전입 같은 부정 청약을 걸러내기 위해 실거주 확인 절차도 강화됐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는 점만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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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이 간단한 만큼, 시세와 분양가 차이가 벌어진 매물에는 신청이 쏠린다. 2026년 8월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에서 나온 전용 84㎡ 한 가구가 그런 사례다. 이 물량은 불법 전매나 공급질서 교란으로 계약이 취소된 주택을 사업주체가 다시 공급하는 '불법행위 재공급'이었다.
숫자를 보면 왜 관심이 몰리는지 분명하다. 공급가격은 9억4085만원, 붙박이장과 시스템에어컨 같은 옵션 7170만원을 더한 총액이 10억1255만원이었다. 그런데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는 6~7월 기준 21억원 안팎이었다. 단순 계산으로 10억원이 넘는 차이가 난다. 이 정도 격차라면 당첨은 사실상 추첨운에 달린다. 신청 자격을 갖춘 사람이 여럿이면 추첨으로 한 명을 뽑기 때문이다. 이 청약은 입주자모집공고일인 8월 10일 기준 서울에 사는 무주택 세대주가 대상이었고, 8월 18일 접수해 21일 당첨자를 가렸다. 신청 창구는 이미 닫혔지만, 줍줍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보여주는 최근 표본이다.
차익만 보고 뛰어들기 전에, 당첨 이후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벽은 자금이다. 무순위 물량도 계약금과 잔금을 정해진 기간 안에 치러야 하는데, 규제지역이거나 대출이 제한된 곳이면 생각한 만큼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10억원짜리에 당첨되고도 잔금을 못 맞춰 계약을 포기하는 상황이 실제로 나온다. 규제지역 등에서는 자금조달계획서도 내야 하므로, 신청 전에 자기 자금과 대출 한도를 먼저 맞춰보는 편이 안전하다.
전매제한과 거주의무도 매물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같은 규제지역의 신규 분양권은 전매제한이 3년이다. 다만 앞서 본 송파 물량은 이미 오래전 공급됐던 주택을 되파는 재공급이라 전매제한 기간은 만료된 상태였고, 대신 거주의무 3년과 당첨 시 10년 재당첨 제한이 붙었다. 이처럼 같은 '줍줍'이라도 신규 분양이냐 재공급이냐에 따라 조건이 갈리므로 입주자모집공고문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신청 전 점검할 항목을 정리하면 이렇다.
무순위 청약은 통장도 가점도 없이 시세보다 싼 집을 노릴 수 있는 드문 통로다. 그러나 조건이 쉬운 만큼 경쟁이 추첨으로 흐르고, 당첨돼도 자금과 의무 조건을 넘지 못하면 기회가 무산된다. 공고문의 숫자를 차익뿐 아니라 자기 자금과 나란히 놓고 보는 일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