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8월 14일 용산 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한다고 밝히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녹지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다. 용산공원은 미군기지 반환이 끝나지 않았고 부지 대부분이 토양정화 대상이며 조성 특별법이 공원 용도를 전제하고 있어, 주택 공급까지는 법적·물리적 관문이 여럿 남아 있다. 아직 검토 단계인 만큼 청약 대기자는 이 구상을 당장의 공급 일정으로 보기보다 미군 반환과 법 개정 같은 실질 진전을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8월 14일 용산 어린이정원뿐 아니라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도심 한복판의 대규모 부지를 공급 카드로 올려놓은 것이다.
서울시는 곧바로 선을 그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절대 일부라도 그런 식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용도로 쓸 수 없다"며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폭염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도심 녹지를 지키는 것이 시장의 책임이라는 논리다. 두 사람은 8월 20일 면담을 앞두고 있는데, 시작 지점의 입장차가 이만큼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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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 입장에서 중요한 건 '언제, 몇 채'인데, 지금 단계에선 둘 다 정해진 게 없다. 장관도 주택을 실제로 공급하려면 법적 문제를 비롯해 국회, 서울시, 용산구, 미군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스스로 전제를 달았다.
관문은 구체적이다. 우선 용산공원 부지는 미군기지 반환이 아직 진행 중이라 정부가 통째로 손에 쥔 땅이 아니다. 게다가 반환된 구역은 오염이 심각하다. 환경 조사에서 정화가 필요한 면적이 전체의 96%를 넘는 것으로 나와, 정부는 반환 완료 후 약 7년에 걸쳐 토양을 정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여기에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이 땅을 '공원'으로 만드는 것을 전제로 짜여 있어, 주택을 지으려면 법을 손봐야 한다. 반환, 정화, 법 개정, 협의가 겹겹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이번 발언이 무게를 갖는 이유는 부지의 성격 때문이다. 용산공원 예정지는 서울 도심에 남은 마지막급 대형 부지로, 교통과 입지 조건이 좋아 공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그만큼 정부가 손대고 싶어 하는 땅이지만, 반대로 한번 아파트로 바꾸면 되돌릴 수 없는 공간이기도 하다. 서울시가 '미래 자산'이라는 표현을 쓰며 맞서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그래서 이 소식을 읽는 방식이 중요하다. '용산에 아파트가 들어선다'가 아니라 '정부가 그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가 지금의 정확한 상태다. 검토가 곧 확정된 공급은 아니며, 정부와 서울시가 정면으로 맞서는 사안일수록 결론까지 시간이 더 걸린다.
청약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판단 기준을 이렇게 세우는 편이 현실적이다. 먼저 실질적인 진전 신호를 본다. 미군기지 반환 완료, 특별법 개정 착수, 정부와 서울시의 합의 같은 것이 나오기 전까지는 공급 계획이 아니라 정책 논쟁으로 보는 게 맞다. 그전까지 자금이나 이주 계획을 이 부지에 걸어두는 것은 위험하다. 이 사안이 여야 공방으로 번진 점도 감안해야 한다. 정치 쟁점이 되면 실무 협의보다 논쟁이 앞서면서 결론이 더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신 이미 일정과 물량이 확정된 공급, 예컨대 착공에 들어간 정비사업이나 사전청약이 진행 중인 택지에 집중하는 편이 안전하다. 용산공원 구상은 실현되면 도심 공급의 판을 바꿀 사안이지만, 아직은 '가능성'과 '확정'을 구분해 지켜볼 단계다. 8월 20일 정부와 서울시의 면담이 그 방향을 가늠할 첫 분기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