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약이 없으면 대출이 거절돼도 계약 해제 책임이 매수인에게 돌아가 계약금을 잃을 수 있다. 계약금을 지키려면 '정식심사 부결 시 계약금을 조건 없이 반환한다'는 문구에 희망 대출 금액까지 명시해야 하며, '노력·협조'식 표현은 효력이 약하다. 다만 매수인이 은행 방문·서류 제출 등 본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특약이 있어도 반환이 거부될 수 있어 서면 증거 확보가 관건이다.

매매계약을 맺은 뒤 대출이 막히면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게 계약금이다. 원칙부터 짚으면, 특약이 없을 경우 대출 실행 책임은 매수인에게 있다. 은행에서 원하는 만큼 대출이 나오지 않아 잔금을 못 치르면, 계약 해제의 책임이 매수인에게 돌아가 계약금을 그대로 잃을 수 있다.
그래서 대출이 불안하다면 계약서에 안전장치를 문장으로 남겨야 한다. 구두로 "안 되면 돌려줄게"라는 약속은 분쟁이 벌어지면 증명하기가 어렵다.

RDNE Stock project
실효성 있는 특약의 핵심은 세 가지를 못 박는 것이다. 첫째, 기준이 되는 심사다. "정식 심사 결과 대출이 거절되거나 한도가 부족하면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반환한다"처럼 정식심사를 기준으로 명시해야 한다. 은행 앱의 사전심사(간이심사)만 통과했다고 안심했다가 정식심사에서 부결되는 경우가 흔한데, 어느 심사 기준인지 안 적으면 다툼이 생긴다.
둘째, 희망 대출 금액을 숫자로 적는다. 얼마가 나와야 계약을 유지할 수 있는지 기준이 없으면 '한도 부족'을 판단할 수 없다. 셋째, 반환 방식을 확정적으로 쓴다. 한 변호사 사무소가 든 안전한 예시는 "매수인이 희망하는 대출금액이 부결되면 지급받은 계약금을 조건 없이 반환한다"는 문구다.
반대로 피해야 할 표현도 분명하다. "대출에 협조한다", "노력한다" 같은 문구나 "○일에 은행을 방문해 가부를 알려준다"는 식의 절차 약속형 문장은, 계약금 반환을 보장하는 조항이 아니라 단순 절차 약속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
특약이 없어도 계약금을 돌려받는 길이 아예 막힌 건 아니다. 대법원에서 매수인이 이긴 사례를 보면, 희망 대출액 2억8,400만 원에 실제로는 2금융권에서 2억6,600만 원만 실행 가능했던 경우가 있었다. 법원은 통상적인 은행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만으로는 희망 금액이 나올 수 없었다고 봤고, 소유권을 제약하는 신탁담보대출은 '일반적인 대출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해 매수인 손을 들어줬다.
반대 방향도 있다. 대출 부결이 매수인 본인의 신용 문제나 협조 의무 위반에서 비롯됐다면, 특약이 있어도 매도인이 반환을 거부할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 약정 기간 내 은행에 가지 않았거나, 필요한 서류 제출을 거부했거나, 신용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즉 특약은 방패가 되지만, 매수인이 할 일을 하지 않으면 그 방패가 무력화된다.
서명하기 전에 아래를 짚어두면 대부분의 분쟁을 피할 수 있다.
정리하면, 대출이 불안한 매수인에게 가장 확실한 보험은 '정식심사 부결 시 계약금 조건 없이 반환'을 희망 금액과 함께 계약서에 못 박아두는 것이다. 그리고 계약 후에는 은행 방문과 서류 제출 같은 본인 의무를 빠짐없이 이행하고, 모든 과정을 서면으로 남겨둬야 특약이 제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