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부 을구의 채권최고액은 집주인의 실제 빚이 아니라 은행이 우선 회수할 수 있는 상한선으로, 보통 대출 원금의 110~130%로 잡힌다. 세입자는 이 채권최고액 전부를 선순위 빚으로 보고 내 보증금과 합쳐 시세로 나눈 비율로 위험을 가늠해야 한다. 그 합계가 시세의 80%를 넘거나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막히면 계약 조건을 다시 따져야 한다.
전세 계약을 앞두고 등기부등본을 떼면 을구에 '채권최고액'이라는 금액이 적혀 있다. 이 숫자는 집주인이 실제로 빌린 돈이 아니라, 은행이 집을 경매에 넘겼을 때 우선 회수할 수 있는 최대 한도다. 은행은 원금에 이자와 연체이자까지 미리 담아두기 위해 보통 실제 대출 원금의 110~130%를 채권최고액으로 잡는다. 집주인이 1억 원을 빌렸다면 을구에는 1억 2천만 원쯤으로 적히는 식이다.
문제는 세입자가 실제 남은 대출 잔액을 알 길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경매로 넘어가면 배당은 등기에 적힌 순서와 금액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채권최고액 전부가 내 보증금보다 앞선 빚이라고 보고 보수적으로 따지는 편이 안전하다.
참고로 근저당은 을구에 기록되지만, 압류나 가압류는 갑구에 나온다. 두 칸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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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을 가늠하는 핵심은 '내 보증금보다 앞서는 돈이 집값에 비해 얼마나 큰가'다. 순서는 단순하다.
먼저 을구에 적힌 선순위 근저당의 채권최고액을 모두 더한다. 여기에 내가 낼 보증금을 더한다. 그리고 이 합계를 집 시세로 나눈다. 다만 경매 낙찰가는 시세보다 낮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세를 100% 다 돌려받는다고 전제하면 안 된다.
민간 전세 안전진단 서비스들은 이 비율을 대략 아래처럼 나눈다. 법으로 정한 기준이 아니라 업계의 실무 눈금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 합계 ÷ 시세 | 판단 | 대응 |
|---|---|---|
| 70% 이하 | 비교적 안전 | 기본 절차만 챙기고 진행 |
| 70~80% | 조건부 주의 | 보증금 조정·보증보험 확인 |
| 80% 초과 | 위험 | 동시 말소 특약 또는 재검토 |
예를 들어 시세 3억 원인 집에 선순위 채권최고액이 1억 2천만 원 있고 내 보증금이 1억 2천만 원이라면, 합계 2억 4천만 원은 시세의 80%다. 경계선에 걸치는 셈이라 그대로 들어가기는 부담스럽다.
보증금을 떼일 위험을 객관적으로 걸러주는 장치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다. HUG 기준으로 2024년 1월 이후 신청분은 보증금과 선순위채권의 합이 주택가격의 90% 이내여야 가입된다. 선순위채권 자체도 주택가액의 60%를 넘으면 안 된다. 단독·다가구주택은 다른 세입자들의 보증금까지 더해 주택가액의 80% 이내여야 한다는 조건이 추가된다.
여기서 '주택가격'을 무엇으로 보느냐가 중요하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KB시세나 한국부동산원 시세가 먼저 적용되고, 빌라·연립은 공시가격의 140%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래서 빌라는 공시가격의 140%에 90%를 곱한 126%가 사실상 보증금과 선순위채권 합계의 상한이 된다. 공시가격 2억 원짜리 빌라라면 그 합이 2억 5,200만 원을 넘으면 가입이 막힌다.
보증금 한도는 수도권 7억 원, 그 밖의 지역 5억 원이고, 신청은 계약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에 해야 한다. 가입이 거절된다는 건 그 집이 공적 기준으로도 위험하다는 신호에 가깝다. 계약 전에 가입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면 깡통전세를 거르는 가늠자가 된다.
정리하면, 근저당이 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합계가 시세의 어느 선을 넘느냐가 판단을 가른다. 합계가 시세의 80%를 넘거나 보증보험 가입이 막힌다면, 보증금을 낮추거나 동시 말소를 걸거나, 그래도 안 되면 계약 자체를 다시 생각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