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기간 중이냐 묵시적 갱신·갱신요구권으로 연장된 상태냐에 따라 해지 통보의 효력과 중개비 부담이 완전히 달라진다. 최초 기간 중에는 임대인이 해지에 응할 의무가 없어 합의가 필요하지만, 갱신 상태에서는 통보가 도달하고 3개월이 지나면 법적으로 계약이 끝난다. 통보 전에 자신이 어느 상태인지와 계약서의 해지·중개비·위약금 특약부터 확인해야 한다.
계약 기간이 남았는데 이사해야 할 때, 세입자가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통보 시점이 아니라 지금 자신의 계약이 어떤 상태냐다. 최초로 정한 계약 기간(보통 2년) 안에 있는지, 아니면 그 기간이 지나 묵시적 갱신이나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연장된 상태인지에 따라 통보의 법적 효력과 비용 부담이 완전히 달라진다.
같은 "만기 전 이사"라도 최초 기간 중이라면 세입자가 마음대로 끝낼 수 없고, 갱신 상태라면 통보만으로 일정 기간 뒤 계약이 끝난다. 순서상 이 구분부터 하고 나머지를 따지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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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약이 없는 한 임대인은 계약 기간 중 세입자의 중도 해지에 응할 법적 의무가 없다. 세입자가 "나가겠다"고 통보해도 그것만으로 계약이 끝나지 않고, 임대인은 만기 전에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도 없다. 사실상 해지를 부탁하고 합의하는 상황에 가깝다.
예외는 계약서에 해지권 유보 특약이 있는 경우다. "전근·취학 등 부득이한 사유가 생기면 통보한 날부터 1개월 후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본다"는 조항이 대표적이다. 이때는 그 사유를 증명하면 통보 1개월 뒤 해지가 인정된다. 민법 제635조·제636조가 근거다.
특약도, 부득이한 사유도 없다면 현실적인 방법은 임대인과 합의해 새 임차인을 구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이사 날짜와 보증금 반환 시점을 언제로 할지 미리 문서로 남겨 두는 편이 안전하다.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됐거나 계약갱신요구권을 써서 연장된 상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는 이렇게 갱신된 경우 임차인이 언제든 임대인에게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임대인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고 정한다.
즉 세입자가 일방적으로 통보할 수 있고, 임대인 동의가 없어도 3개월 뒤에는 계약이 끝나며 보증금 반환 의무가 생긴다. 계약갱신요구권으로 갱신한 경우도 같은 조항을 준용해 통보 후 3개월 규칙이 적용된다.
3개월은 "통지가 도달한 뒤"부터 센다. 그래서 통보는 구두가 아니라 내용증명 우편처럼 날짜와 도달 사실이 남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좋다. 나갈 날짜가 정해져 있다면 최소 3개월 전에는 통보해 두어야 반환 시점을 맞출 수 있다.
가장 자주 다투는 대목이 새 임차인을 구할 때 드는 중개보수다. 원칙은 계약 상태에 따라 갈린다. 최초 기간 중 세입자 사정으로 나가는 경우, 나가는 세입자가 새 임차인을 주선하고 중개비를 부담하는 관행이 있지만 이는 법에 정해진 의무가 아니라 합의의 문제다.
반면 묵시적 갱신이나 갱신요구권 갱신 뒤 해지는 법이 보장한 해지권을 행사하는 것이어서, 중개비도 임대인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국토교통부도 이런 경우 세입자에게 중개비를 떠넘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해석한 바 있다. 다만 갱신요구권 갱신 후 부담 문제는 판례가 완전히 정리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다툼이 생기면 사안별로 판단될 수 있다.
위약금은 계약서에 위약금 특약이 있을 때만 문제가 된다. 특약이 없으면 단순히 일찍 나간다는 이유로 위약금을 물릴 근거는 없다. 반대로 세입자에게 불리하게 법정 해지권을 무력화하는 특약이라면 그 효력을 다툴 여지가 있다.
통보 버튼을 누르기 전에 계약서를 펼쳐 다음을 순서대로 확인하는 편이 낫다.
이 다섯 가지만 정리해도 "언제 통보해야 하나"와 "비용은 누가 내나"라는 두 질문의 답이 대부분 나온다. 상태와 특약이 애매해 판단이 어렵다면, 통보 전에 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나 법률 상담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성급한 통보보다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