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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우리·기업은행이 부동산 시행사와 허위 계약자가 짜고 벌인 대출사기로 8월 12일 총 490억원대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실제보다 부풀린 계약서로 과다 대출을 받는 이 수법에는 명의를 빌려준 계약자가 빚과 형사책임까지 떠안는 구조가 숨어 있다. 계약 전 등기부와 신탁 여부를 확인하고, 실제와 다른 금액의 계약서나 명의 대여 요구는 거절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출발점이다.

2026년 8월 12일, KB국민·신한·우리·IBK기업은행이 나란히 외부인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네 곳을 합치면 규모가 약 490억원에 이른다. 공통된 원인은 부동산 시행사와 허위 분양자들이 공모한 대출사기였다.
| 은행 | 공시 금액 | 특징 |
|---|---|---|
| IBK기업 | 약 182억원 | 6월 48억에서 상향 |
| 신한 | 약 173억원 | 정정 통해 크게 상향 |
| 우리 | 약 99억원 | 6월 40억에서 상향 |
| KB국민 | 약 36억원 | 2023~2024년 발생분 |
숫자를 보면 처음 파악된 금액이 조사 과정에서 몇 배로 불어난 은행이 많다. 그만큼 수법이 은밀했고, 피해가 한 곳에 그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겉으로는 은행이 당한 사건이지만, 이 판에 이름을 빌려준 계약자는 빚과 형사책임을 함께 떠안을 수 있다. 실거주자에게도 남의 일이 아닌 이유다.

Osman İçli
핵심은 '부풀린 계약서'다. 시행사와 허위 계약자가 짜고, 실제 분양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계약한 것처럼 서류를 꾸민다. 은행은 그 부풀린 금액을 기준으로 대출을 내주고, 시행사는 실제 가격과의 차액을 챙긴다. 실제로는 할인해 판 물건을 비싸게 판 것처럼 위장하는 이면계약, 이른바 이중계약이 여기에 쓰인다.
여기서 동원되는 것이 허위 계약자, 즉 이름만 빌려주는 사람이다. 은행이 대출을 실행하려면 계약자 명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은행이 차주의 상환 능력과 서류의 진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틈을 파고든 구조다.
같은 판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서류 확인이 먼저다. 등기부등본은 기본이다. 소유권을 적은 갑구에서 등기상 소유자가 계약 상대와 같은 사람인지 확인하고, 채권·채무를 적은 을구에서 근저당이 얼마나 잡혀 있는지 본다. 채권최고액이 시세에 견줘 지나치게 크다면 그 자체가 경고 신호다.
신탁등기 여부도 놓치면 안 된다.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넘어가 있는 부동산은 신탁회사의 동의 없이 계약하면 나중에 경매나 공매로 넘어갈 때 권리 순위가 밀린다. 이때는 계약금을 소유자 개인이 아니라 신탁계좌나 지정된 계좌로 넣어야 한다. 새 아파트 분양이라면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에 가입된 사업장인지도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서류가 깨끗해 보여도 거래 정황에서 걸러야 할 신호가 있다. 다음 중 하나라도 걸린다면 계약을 멈추고 다시 살펴야 한다.
이 사건이 실거주자에게 주는 가장 실질적인 교훈은 명의에 관한 것이다. "대출만 대신 받아주면 사례하겠다"거나 "계약서 금액만 조금 높게 쓰자"는 제안은 그 자체가 사기의 부품이 되는 길이다. 이름만 빌려줬을 뿐이라고 해도, 대출 채무는 명의자에게 남고 형사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판단 기준은 단순하게 잡을 수 있다. 계약서에 적히는 금액이 실제로 내가 주고받는 금액과 다르거나, 내 명의로 남의 대출을 일으키는 구조라면 조건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발을 빼는 것이 맞다. 서류 확인이 사기를 걸러내는 그물이라면, 이 원칙은 스스로 사기의 일부가 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