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부실 우려로 시공사 자금난에 공사가 멈추는 사업장이 늘면서 2025년 HUG 분양이행 결정 물량은 730가구로 1년 새 4배가 됐다. 내가 분양받은 사업장의 안전성은 시공사·시행사 신용등급과 분양률, 분양보증 가입 여부로 미리 가늠할 수 있다. 공사가 실제 중단되면 주택분양보증으로 공사 완료나 납부금 환급 중 하나로 대응하게 되므로 계약 서류와 보증 내용을 지금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아파트 분양 사업 상당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굴러간다. 시행사가 땅을 사고 공사비를 대기 위해, 앞으로 들어올 분양 수입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는 구조다. 시공사는 이 대출에 책임준공이나 신용보강을 얹어 사업이 굴러가도록 뒷받침한다.
문제는 분양이 부진하거나 금리·공사비가 뛰면 이 고리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미래 수입을 당겨 쓴 구조라서, 돈이 예정대로 들어오지 않으면 대출을 갚지 못하고 공사가 멈출 수 있다. 최근 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Byung Chul Min
개별 사업장의 PF 대출 연체 여부까지 일반에 공개되지는 않는다. 대신 위험 신호는 몇 가지 공개 정보로 가늠할 수 있다.
첫째, 청약홈의 입주자모집공고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누구인지, 분양보증에 가입돼 있는지 확인한다. 둘째, 시공사와 시행사의 신용등급과 회사채 등급이다. 등급이 낮거나 회사채조차 없는 곳이라면 상환 여력이 약하다는 뜻이다. 셋째, 청약 경쟁률이다. 분양이 잘 안 된 사업장일수록 자금 회수가 늦어져 PF가 흔들리기 쉽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정기적으로 내놓는 PF 연체율이나 부실우려 여신 같은 시장 지표를 함께 보면, 내 사업장이 놓인 환경을 짐작할 수 있다.
계약자를 지키는 핵심 장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분양보증이다. 시행사가 파산 등으로 분양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보증사고가 나면 HUG가 대신 책임진다.
방식은 두 가지다. 다른 시공사를 투입해 공사를 마치고 입주시키는 분양이행, 그리고 이미 낸 계약금·중도금을 돌려주는 환급이행이다. 개인 계약자의 3분의 2 이상이 환급을 원하면 환급이행으로 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보증회사가 방식을 결정한다. 이행 방법은 보증사고일로부터 원칙적으로 수개월 안에 정해지지만, 실제 공사 재개나 환급 완료까지는 더 걸린다.
계약자가 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보증사고 발생을 신고하고, HUG에 이행청구서와 계약 관련 서류를 내면, 심사를 거쳐 분양이행이나 환급이 진행된다.
과거엔 돈을 돌려받는 환급이 흔했지만 최근엔 반대다. HUG 집계로 분양이행 결정 물량은 2024년 185가구에서 2025년 730가구로 4배 가까이 늘었고, 환급이행은 오히려 줄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공사비가 3년간 20% 넘게 올라, 환급받은 돈으로는 같은 조건의 새집을 구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충남 서천특화시장 재건축처럼 시공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 공사가 수개월째 멈춘 사례도 나온다. 다만 아직 처리 방식이 정해지지 않은 사업장도 2024년 말 4561가구로 최근 4년 중 가장 많아, 결정까지 시간과 금융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계약자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