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은 9월 셋째 주까지 85주 연속 올라 문재인 정부 시절 최장 상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지만, 강남3구는 하락하고 중하위권이 상승을 이끄는 온도차가 뚜렷하다. 상승률이 4주 연속 둔화한 데다 강남·서초 약세엔 대규모 입주가 겹쳐, 시장이 일방적 상승에서 지역별 차별화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관심 지역의 전고점 대비 위치, 매물 적체, 입주 물량을 함께 확인해 매수 시점을 가늠하는 편이 안전하다.
한국부동산원이 9월 24일 발표한 주간 동향(9월 21일 기준)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새 0.13% 올랐다. 이로써 서울은 지난해 2월 이후 85주 연속 상승했고, 2020년 6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이어졌던 문재인 정부 시절 최장 기록과 같아졌다. 다음 주에도 오르면 역대 최장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숫자만 보면 여전히 뜨거운 시장 같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방향이 갈린다. 강남구는 이번 주 0.42% 떨어져 낙폭이 0.06%포인트 커졌고, 서초구도 0.37% 하락하며 낙폭이 0.11%포인트 확대됐다. 송파구 역시 0.14% 내렸다. 강남3구가 나란히 마이너스인데도 서울 전체가 오른 것이다.
상승을 끌어올린 쪽은 중하위권이다. 서대문구가 0.44%로 가장 많이 올랐고 동대문·성북구가 각각 0.39%, 노원구 0.37%, 중랑구 0.36%, 강서구 0.33% 순이었다. 서울 평균 0.13%라는 한 줄이 이 격차를 다 가린다는 점을 실수요자는 먼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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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의 하락에는 입주 물량이 작용한다. 8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트리니원(2091가구), 9월 방배동 디에이치방배(3064가구)처럼 대단지 입주가 몰리면 그 시기 매물과 전세물건이 늘어 가격을 누른다. 값이 비싸서 빠지는 것과, 새 아파트가 쏟아져 일시적으로 눌리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
전체 상승 속도도 꺾이고 있다. 서울 상승률은 8월 다섯째 주 0.29%에서 0.22%, 0.20%, 0.16%, 0.13%로 4주 연속 낮아졌다. 오르긴 하되 힘이 빠지는 국면이다. 전세는 0.19% 올라 전주(0.17%)보다 상승폭이 소폭 커졌다.
매수 여부는 서울 평균이 아니라 내가 살 동네의 숫자로 판단해야 한다. 순서대로 세 가지를 보자.
첫째, 전고점 대비 위치다. 관심 단지가 2021년 고점을 이미 넘어섰는지, 아직 아래인지에 따라 남은 상승 여력과 하방 위험이 다르다. 중하위권 일부는 최근에야 전고점에 다가서는 중이고, 강남권은 고점 부근에서 조정받고 있다.
둘째, 매물 적체다. 호가만 높고 실제 거래가 뜸한지, 매물이 쌓이는지 줄어드는지를 국토부 실거래가와 중개 플랫폼 매물 수로 확인한다. 매물이 늘어도 값이 버틴다면 매도자 우위, 매물이 쌓이며 호가가 내려오면 협상 여지가 생긴다.
셋째, 입주 물량이다. 관심 지역과 인접 지역에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으면 그 전후로 전세·매매 매물이 늘어 가격이 눌리는 창이 생긴다. 2026년 서울 입주는 하반기에 약 2만4000가구로 상반기보다 늘고, 서초 등 특정 구에 쏠려 있다.
지역별로 답이 갈리는 시장에서는 '서울이 오른다'가 아니라 '내 동네가 어느 단계인가'가 기준이 된다. 실거주 목적이고 관심 단지가 전고점 아래, 매물이 쌓이는 지역, 인근 입주가 예정된 곳이라면 협상 여지가 있는 시점이다. 반대로 이미 전고점을 넘겼고 매물도 귀한 지역이라면 추격 매수의 위험이 커진다.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다. 내 관심 단지의 실거래가가 전고점 대비 어디에 있는가, 최근 한두 달 매물 수가 늘고 있는가, 반경 안에 입주 예정 단지가 있는가. 이 세 가지가 모두 우호적으로 겹치는 지역이라면 서두를 이유는 줄고, 반대라면 한 박자 늦춰 값과 매물 흐름을 더 지켜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