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계약이 끝나고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 보증기관이 대신 돌려주는 안전장치다. 다만 집값 대비 보증금 비율과 등기부상 권리관계가 가입 가능 여부를 가르기 때문에, 조건이 맞지 않으면 계약 뒤에 거절당할 수 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전세가율과 선순위 채권을 직접 확인하고 보증기관에 가입 가능 여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전세사기 뉴스가 쏟아지면서 '선택'이 아니라 '기본'에 가까워졌다. 하는 일은 분명하다. 계약이 끝났는데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기관이 세입자에게 먼저 돌려주고 나중에 집주인에게 받아낸다.
운영하는 곳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 세 곳이다. 문제는 아무 집이나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가입 조건에 맞지 않으면 계약을 다 하고 나서 거절당하는 일이 생긴다. 그래서 도장을 찍기 전에 따져야 한다.

Alena Darmel
가장 중요한 축은 집값 대비 보증금 비율, 즉 전세가율이다. HUG의 이른바 '126% 룰'이 대표적이다. 전세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26% 이내여야 가입이 된다.
이 숫자는 그냥 나온 게 아니다. HUG는 주택가격을 공시가격의 140%로 보고, 거기에 가입 허용 전세가율 90%를 곱한다. 140%에 90%를 곱하면 126%가 된다. 과거에는 전세가율 100%, 공시가격 150%까지 인정됐지만, 전세사기와 깡통전세가 문제가 되면서 2023년 5월에 지금 기준으로 조여졌다.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너무 낮아 억울한 경우도 있다. 2024년 7월부터는 집주인이 이의를 제기하고 HUG가 인정하면, 공시가격 대신 감정평가액으로 집값을 산정할 수 있다. 단, HUG가 의뢰한 감정평가법인의 평가만 인정되고 감정 비용은 집주인이 낸다.
여기에 하나 더. 내 보증금과 집주인의 기존 빚(선순위 채권)을 합한 금액이 집값의 9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미 대출이 많이 잡힌 집은 보증금이 적어도 걸린다.
조건을 못 맞추면 거절된다. 대표적인 경우는 이렇다.
첫째, 선순위 채권이 많은 집이다. 근저당이 과하게 잡혀 있으면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커서 보증기관이 받아주지 않는다. 다만 선순위 채권 상한은 기관마다 기준이 달라 하나로 말하기 어렵다.
둘째, 등기부등본 갑구에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개시결정, 가등기 같은 표시가 있는 집이다. 소유권 분쟁이나 경매로 넘어갈 위험이 있어 사실상 거절 대상이다.
셋째, 집주인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다. 세금 체납, 신용불량, 과거 보증사고 이력이 있으면 심사에서 걸린다.
넷째, 다가구주택과 신탁 등기된 집이다. 다가구는 나보다 앞서 들어온 세입자들의 보증금 총액까지 따져야 해서 가입이 막히는 일이 잦고, 신탁 주택은 소유권이 신탁회사에 있어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거절은 대부분 계약 전에 예측할 수 있다. 가계약금을 넣기 전, 다음을 확인해 두면 뒤탈이 적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약서에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되면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받는다'는 특약을 넣는 것이다. 기준은 기관과 시점에 따라 바뀌므로, 세부 조건은 HUG 안심전세 앱이나 각 기관 상담으로 계약 전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