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계약 분쟁은 인쇄된 조항이 아니라 거의 비어 있는 특약란에서 갈린다. 민법과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기본 원칙을 정해 두지만 특약이 있으면 특약이 먼저 적용되므로, 계약 당일 적어 넣는 몇 줄이 2년 뒤 돌려받을 돈을 좌우한다. 전입신고·확정일자, 수선비 분담, 원상복구 범위, 보증금 반환 시점을 계약 당일 특약으로 못 박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월세 계약서에서 분쟁이 터지는 곳은 인쇄된 조항이 아니라 거의 비어 있는 특약란이다. 수리비를 누가 낼지, 퇴거할 때 어디까지 원상복구해야 하는지, 보증금을 언제 돌려받는지가 여기서 갈린다. 민법과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기본 원칙을 정해 두지만, 계약서에 특약이 있으면 특약이 먼저 적용된다. 그래서 계약 당일 세입자가 직접 적어 넣는 몇 줄이 2년 뒤 돌려받을 돈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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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약을 쓰기 전에 기본 항목부터 확인한다. 임대인 이름이 등기부등본 소유자와 같은지, 보증금과 월세·관리비 금액, 계약 기간, 입주일이 정확한지 본다.
가장 중요한 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세입자는 집을 인도받고 전입신고를 마치면 그 다음 날 0시부터 대항력이 생긴다. 여기에 확정일자까지 받아야 경매 같은 상황에서 보증금을 먼저 돌려받을 순위가 확보된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중 더 늦은 날을 기준으로 효력이 잡히니 둘 다 잔금일에 바로 처리하는 게 안전하다.
그래서 특약 첫 줄에 넣을 문장은 이것이다. "잔금 지급 및 입주 당일 임차인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으며, 임대인은 그 다음 날까지 근저당권 등 새로운 담보물권을 설정하지 않는다." 잔금 치른 날과 전입 효력 발생일 사이의 하루를 노린 피해를 막는 장치다.
사는 동안 생기는 수리비 다툼이 의외로 잦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에게 집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지운다. 보일러 고장, 누수, 노후 배관처럼 주요 설비 수선은 임대인 부담이 원칙이다.
문제는 전구나 수도꼭지 패킹 같은 소모성 수선이다. 여기서 "임차인이 알아서", "모든 수리는 임차인 부담" 식의 뭉뚱그린 문구를 그대로 두면 불리하다. 금액으로 선을 긋는 편이 낫다. 예를 들어 "건당 10만 원 미만 소모성 수선은 임차인이, 그 이상 또는 설비 노후·하자로 인한 수선은 임대인이 부담한다"처럼 적는다. 기준 금액은 집 상태를 보고 조정하면 된다.
퇴거 때 가장 많이 부딪히는 게 원상복구다. 임차인에게 원상복구 의무가 있는 건 맞지만, 일상적으로 살면서 생기는 벽지 변색이나 장판 눌림 같은 통상의 손모는 임대료에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아 세입자가 물어낼 대상이 아니라는 게 판례의 취지다. 반면 세입자 과실로 생긴 파손은 세입자가 부담한다.
이 경계가 모호해 다툼이 생긴다. 특약에 "임차인은 고의·과실로 인한 훼손만 원상복구하며, 통상적 사용에 따른 자연 마모는 제외한다"를 넣어 두면 기준이 명확해진다. 더 확실한 방법은 입주 당일 집 곳곳을 날짜가 찍힌 사진·영상으로 남기는 것이다. 못 자국이나 흠집이 입주 전부터 있었음을 보여줄 증거가 된다.
특약이 세다고 다 유효하진 않다. 세입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특약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강행규정에 어긋나 무효가 될 수 있다. "전액 세입자 부담" 같은 문구를 임대인이 요구해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보증금은 돌려받는 시점이 핵심이다. "임대인은 임차인의 명도와 동시에 보증금을 반환한다"를 명시해 두면, 다음 세입자가 구해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요구를 받아내기 쉽다. 전세라면 계약 기간 중 임대인이 근저당을 추가로 설정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함께 넣는 게 좋다.
보증금이 크면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미리 알아보자. 보증 한도는 수도권 7억 원, 그 외 지역 5억 원 수준이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전제 조건이다. 가입 가능 여부는 계약 전 공식 기준으로 확인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특약은 많이 적는 게 아니라 다툼이 생길 지점만 골라 분명하게 적는 것이다. 계약서에 빈칸으로 남긴 자리는 결국 퇴거할 때 세입자가 불리한 쪽으로 메워지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