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공급하려는 초고압 송전선로가 호남·충청을 지나면서 실거주 지역의 변수로 떠올랐다. 2025년 9월 시행된 특별법이 지중화 지원 근거를 마련했지만 비용 문제로 전 구간 적용은 어려워, 경과지 확정 전과 후로 집값에 미치는 영향의 성격이 달라진다. 매수 전 토지이음의 토지이용계획, 등기부의 구분지상권,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을 대조해 노선과 이격거리를 직접 점검하는 것이 좋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은 약 15기가와트(GW)로 추산된다. 1.4GW급 원전 열 기가 넘게 있어야 하는 규모다. 문제는 이 전력을 어디서 어떻게 끌어오느냐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확보된 물량은 9GW 안팎이고, 전체의 40%가량은 공급 계획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부족한 전력은 호남과 충청에서 초고압 송전선로로 실어 나르는 그림이다. 대전 유성구를 지나는 신계룡~북천안 345kV 노선이 대표적이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노선은 학하동 아파트 단지와 거리가 100m가 채 안 되는 구간을 지난다. 충남 예산·홍성·서천에서도 서해안 초고압 송전선로를 두고 주민 반발이 이어진다. 즉 산단 자체가 아니라, 산단으로 향하는 송전망이 실거주 지역의 변수로 들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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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대신 선로를 땅에 묻는 지중화는 갈등의 유력한 해법으로 거론된다. 2025년 9월 26일 시행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인구밀집지역이나 도로·철도와 겹치는 구간의 지중화 비용을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지원할 근거를 담았다.
다만 전 구간 지중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도에 따르면 신규 송전선로 약 3,887km를 모두 묻으면 88조 원을 넘지만, 지상에 세우면 24조 원대로 세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래서 지중화는 인구밀집 등 조건이 맞는 구간에 선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내 집 앞 구간이 지중화 대상인지 아닌지가 실제 체감을 가른다는 뜻이다.
같은 송전선 이슈라도 노선 확정 이전과 이후는 성격이 다르다.
확정 전이라면 가장 큰 변수는 불확실성이다. 입지선정위원회 단계에서는 경과대역만 정해지고 세부 경과지가 바뀌기도 한다. 실제로 신계룡~북천안 노선은 입지선정위에서 부결돼 최종 결정이 한전으로 넘어갔다. 노선이 어디로 떨어질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호재도 악재도 확정이 아니다.
확정 후라면 이격거리, 전자파 우려, 조망과 재산권이 구체적 쟁점이 된다. 전자파의 경우 국내 인체보호 기준은 833mG(83.3µT), 국제 기준은 2000mG(200µT)로 정해져 있다. 재산권 측면에서는 2024년 1월 서울중앙지법이 한전에 대해 송전선 아래 땅뿐 아니라 안전 이격거리 구간까지 사용료 상당의 부당이득을 돌려주라고 판결한 사례가 있다. 이격거리는 154kV는 최소 4.785m, 345kV는 최소 7.65m다. 송전선의 영향이 눈에 보이는 부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법원도 인정한 셈이다.
행정 정보는 대부분 공개돼 있어 계약 전에 스스로 점검할 수 있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이렇다. 노선이 아직 확정 전이라면 최악과 최선을 모두 가정해 가격에 반영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미 확정됐다면 거리, 지중화 여부, 향후 보상·소송 이력을 확인한 뒤 그 위험을 감수할 만큼 가격이 조정됐는지를 따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