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사항전부증명서는 표제부·갑구·을구 세 부분으로 나뉘어 각각 집의 정보와 소유권, 빚을 보여준다. 갑구의 가압류·경매개시결정, 을구의 근저당 채권최고액과 선순위 채권이 보증금을 위협하는 신호다. 선순위 채권과 보증금 합이 시세를 넘지 않는지 확인하고, 계약일과 잔금일에 등기부를 다시 떼어 변동이 없는지 점검하자.

전월세든 매매든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반드시 봐야 하는 서류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흔히 말하는 등기부등본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구조는 단순하다. 표제부와 갑구, 을구 세 부분으로 나뉘고 각 칸이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어떤 집인지,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빚이 얼마나 걸려 있는지. 이 세 가지만 순서대로 확인하면 큰 위험은 대부분 걸러진다.

Jakub Zerdzicki
표제부에는 부동산의 기본 정보가 담긴다. 주소와 동·호수, 면적, 용도 같은 것들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여기 적힌 주소와 동·호수가 내가 계약하려는 집과 정확히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특히 빌라나 오피스텔은 한 건물에 비슷한 호수가 많아, 서류상 호수와 실제 현관 호수가 어긋나는 경우가 있다. 집을 잘못 특정하면 나머지 확인이 전부 무의미해진다.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칸이다. 등기 순서상 맨 마지막에 올라온 사람이 현재 소유자이므로, 이 이름이 계약 상대방과 같은지부터 확인한다. 집주인이라며 나온 사람이 실제 소유자가 아니면 그 계약은 위험하다.
소유권에 금이 간 흔적도 여기서 드러난다. 가압류, 가처분, 압류, 경매개시결정 같은 단어가 보이면 소유권이나 처분 권한에 제한이 걸린 상태다. 그중 경매개시결정은 가장 위험한 신호로, 이미 경매 절차가 시작됐다는 뜻이다. 소유자가 개인이 아니라 신탁회사로 돼 있다면 실제 집주인과 맺은 계약의 효력이 문제될 수 있으니, 이때는 신탁원부까지 확인해야 한다.
을구에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가 적힌다. 가장 흔한 것이 은행 대출을 담보로 한 근저당권이고, 여기서 봐야 할 숫자가 채권최고액이다.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 원금보다 보통 10~30%가량 높게 설정된다. 채권최고액이 3억원이라면 실제 빚은 그보다 조금 적을 수 있지만, 경매로 넘어가면 이 금액까지 채권자가 먼저 가져간다고 보면 된다. 전세라면 계산이 하나 더 필요하다. 선순위 근저당처럼 먼저 잡힌 채권과 내 보증금을 더한 금액이 집 시세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 합이 시세에 육박하거나 넘으면,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전세 위험이 커진다. 경매 낙찰금은 등기 순서대로 나뉘기 때문에, 내 앞에 선 권리가 많을수록 회수가 어렵다.
말소된 등기는 빨간 줄이 그어져 효력이 없으니, 지금 살아 있는 권리만 추려 읽으면 된다.
등기부등본은 떼어 본 그 순간의 상태를 보여줄 뿐이다. 계약 뒤에도 집주인은 추가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계약일과 잔금일에 각각 다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에 생긴다. 잔금일 당일 집주인이 대출을 받으면 그 은행이 나보다 앞선 순위가 될 수 있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미루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등기부등본 열람은 한 건에 700원, 발급은 1,000원이다. 단순 확인은 열람으로 충분하고, 제출용이 필요할 때만 발급받으면 된다. 몇백 원을 아끼려다 보증금을 잃는 것보다, 계약일과 잔금일에 한 번씩 더 떼어 보는 편이 훨씬 싸게 먹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