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안심신탁은 임차인의 전세금을 HUG에 예치해 운용하고 연 4%대 수익을 임대인에게 매달 지급하며, 임대소득세 인하와 보증료 면제까지 얹어준다. 내 물건의 세후 월세 수익률이 이 4%대 확정 수익을 넘지 못하고 공실·미납 위험이 부담이라면 전세를 유지하며 안심신탁을 쓰는 편이 유리하다. 다만 세율 인하 폭과 대상 주택, 원금 보전 조건이 9월 모집 공고에서 확정되므로 그 숫자를 확인한 뒤 판단해야 한다.

정부가 내놓은 전월세 안심신탁은 임대인, 임차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3자 계약을 맺는 구조다. 임차인이 낸 전세금을 집주인이 아니라 HUG에 예치하고, HUG가 이 돈을 주택공급활성화펀드나 보증부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등에 운용해 연 4%대 수익을 만든다. 그 수익을 매달 월세처럼 임대인에게 지급한다.
집주인 입장에서 정리하면 이렇다. 전세 형태는 유지하면서도 매달 현금이 들어오고, 여기에 세제 지원이 얹힌다. 정부는 이 소득에 붙는 임대소득세를 현행 14% 분리과세보다 낮추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며, 한 자릿수 세율과 공제 한도 상향까지 검토하고 있다. 등록 임대사업자가 참여하면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의무가 면제돼 보증료 부담도 사라진다.

Artful Homes
월세 전환의 매력은 매달 들어오는 현금이다. 안심신탁은 바로 그 현금을 전세를 깨지 않고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월세의 대체재에 가깝다.
수익률부터 보자. 기존 계약을 월세로 바꿀 때 법이 정한 전월세전환율 상한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2%포인트를 더한 값이다. 기준금리가 2.5%라면 상한은 4.5%가 된다. 안심신탁의 연 4%대 수익은 이 상한과 크게 벌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차이는 위험과 세금에서 난다. 직접 월세를 놓으면 공실, 월세 미납, 보증금 반환 사고를 집주인이 떠안는다. 안심신탁은 수익 지급 주체가 HUG이고 보증금도 공공기관이 관리하므로 이 위험이 줄어든다. 세금도 갈린다. 일반 월세 소득은 규모에 따라 14% 분리과세나 종합과세를 받지만, 안심신탁 소득은 이보다 낮은 세율이 검토되고 있다.
숫자만 보면 안심신탁이 유리한 경우는 다음과 같다.
반대로 월세 직접 운용이 나은 경우도 분명하다. 임대 수요가 탄탄해 공실 걱정이 적고, 지역 월세 시세가 전환율 상한을 웃돌아 4%대를 크게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굳이 안심신탁을 택할 이유가 줄어든다. 여기서 판단 기준은 하나다. 내 물건이 실제로 낼 수 있는 세후 월세 수익률이 안심신탁의 4%대 확정 수익을 넘느냐다. 넘지 못한다면 전세를 유지하며 안심신탁을 쓰는 쪽이 현실적이다.
아직 제도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일정상 9월 말 사업 공고, 10월 신청, 11월 3자 계약, 연말 입주 지원으로 예정돼 있고, 세제 지원의 구체적인 세율 인하 폭과 공제 한도는 모집 공고 전에 확정하겠다는 단계다.
그래서 지금 당장 월세 전환을 접고 안심신탁에 올라타기보다, 확정될 조건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임대소득세를 실제로 몇 퍼센트까지 낮추는지, 대상 주택과 지역에 제한이 있는지, 예치한 전세금의 원금 보전 조건은 어떤지가 핵심이다. 이 숫자들이 나온 뒤에 내 물건의 세후 월세 수익률과 나란히 비교하면 판단이 훨씬 선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