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9월 셋째 주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85주 연속 올랐지만 강남3구는 하락하고 서대문·노원 등 강북·외곽은 상승해 서울 평균(0.13%)의 의미가 약해졌다. 이제 서울 전체 상승률만 보면 정작 내가 살 동네의 흐름을 놓치기 쉽다. 실거주라면 가격 방향보다 생활권·통근·개발 계획을 먼저 따지고, 지금의 상승세가 순환매의 끝물인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한국부동산원이 9월 24일 내놓은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3% 올라 85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9월 셋째 주, 21일 기준). 그런데 이 평균 숫자는 지금 서울에서 벌어지는 일을 거의 설명하지 못한다. 같은 주에 강남구는 0.42% 떨어져 7주 연속 하락했고, 서초구(-0.37%)와 송파구(-0.14%)도 함께 내렸다. 반대로 서대문구는 0.44% 올라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이 뛰었고, 동대문·성북(각 0.39%), 노원(0.37%)이 뒤를 이었다. 오르는 곳과 내리는 곳이 한 도시 안에서 정반대로 갈린 셈이다.
이번 상승 국면은 지난해 2월부터 이어진 것으로, 85주간 누적 상승률은 약 17.5%에 이른다. 2020~2022년의 이전 최장기 상승(7.7%)을 이미 두 배 넘게 앞선 수치다. 다만 이 누적 상승도 지역별로 쏠려 있어, 평균만 보고 "서울은 다 오른다"고 읽으면 실제 살 동네의 방향을 반대로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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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이 갈린 데는 몇 가지 이유가 겹친다. 강남권은 대출 규제로 담보인정 한도가 조여 있어 실수요자가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 여기에 보유세·양도세 부담이 고가주택 보유자의 매도 압력을 키웠다. 그 결과 강남을 팔아 상대적으로 값이 싼 외곽으로 갈아타는 이른바 순환매가 나타났고, 아직 덜 오른 지역의 갭 메우기 수요가 서대문·노원 같은 곳으로 몰렸다.
정리하면 규제와 세금이 비싼 곳을 누르고, 남은 수요가 역세권과 생활 인프라를 갖춘 중저가 지역으로 흐른 것이다. 강남 약세가 시장 전체의 하락 신호라기보다, 수요의 이동으로 보는 편이 실제에 가깝다.
집을 실제로 살 거라면 최근 몇 주의 상승률은 후순위다. 시세는 계약 시점에 이미 반영돼 있고, 짧은 흐름만 보고 들어가면 순환매의 끝물을 사게 될 위험이 있다. 대신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먼저 생활권이다. 마트·병원·학교까지의 실제 거리, 소음과 경사 같은 요소는 시세표에 나오지 않지만 사는 몇 년을 좌우한다. 다음은 통근 여건이다. 지도상 거리보다 환승 횟수와 실제 도어투도어 시간을 재봐야 한다. 마지막은 개발 계획이다. 철도 연장이나 정비사업이 확정 고시 단계인지, 아니면 구상 단계인지에 따라 같은 호재라도 실현 시점이 몇 년씩 벌어진다. 발표만 된 계획과 고시가 난 사업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외곽 상승세가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확정할 수 없다. 실제로 10월 이후 자금 흐름이 반대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과, 단기 급등 지역은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그래서 매수 전 스스로 세 가지를 물어보길 권한다.
첫째, 이 지역이 오른 이유가 자체 수요인가, 아니면 강남 대체 수요가 밀려온 것뿐인가. 둘째, 최근 상승폭이 전주보다 둔화하고 있지는 않은가. 실제로 중랑·도봉은 여전히 오르고 있지만 상승폭은 전주보다 꺾였다. 셋째, 지금 가격이 대출과 세금을 감당하며 몇 년을 버틸 수 있는 수준인가.
세 질문에 스스로 답이 서지 않는다면, 시세 흐름이 아니라 오래 살 수 있는 조건을 기준으로 지역을 좁히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