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로또 1237회 1등 23명이 각 약 12억원을 받으면서, 같은 목돈을 전세와 매매 중 어디에 넣느냐가 실거주자의 선택 문제로 떠올랐다. 서울 전세가율이 57%인 지금 12억이면 21억짜리 집에 전세로 살거나 12억짜리 집을 매매로 소유할 수 있어, 주거의 질과 자산 소유 사이의 맞바꿈이 생긴다. 거주 기간과 시장 방향에 대한 확신이 전세와 매매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다.
지난 8월 15일 추첨한 로또 1237회에서 1등 23명이 나왔다. 헤드라인제주 보도에 따르면 1인당 당첨금은 약 12억 1,493만원이다. 여기서 세금이 빠진다. 당첨금 중 3억원 초과분에는 33%가 원천징수되므로, 실제 통장에 찍히는 돈은 대략 9억원 안팎으로 줄어든다.
그래도 큰돈이다. 문제는 이 목돈을 집에 어떻게 넣느냐다. 같은 금액이라도 전세 보증금으로 쓸 때와 매매 자금으로 쓸 때, 실거주자가 살게 되는 집은 전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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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전세가율이다. KB부동산 기준 2026년 8월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약 57%다. 집값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 전세 보증금이라는 뜻이다.
이 비율을 목돈에 대입하면 그림이 분명해진다. 12억을 전세 보증금으로 쓰면 매매가 약 21억짜리 집에 들어가 살 수 있다. 같은 12억을 매매에 쓰면 12억짜리 집 한 채가 온전히 내 것이 된다. 전세는 더 좋은 동네, 더 넓은 평형에 대출 없이 접근하게 해주고, 매매는 규모를 낮추는 대신 소유권을 준다.
전세의 실익은 하나 더 있다. 지금 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6%에 육박한다. 대출을 끼고 전세를 얻는 사람은 매달 이자를 내지만, 목돈으로 보증금을 통째로 치르면 그 이자가 통째로 사라진다. 반대로 매매를 하면 재산세와 관리비를 계속 부담하되 월 이자는 없다.
2026년 8월 중순 서울 아파트값은 매매가 주간 0.26%, 전세가 0.25% 오르며 나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도 다시 커지는 국면이다.
시장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매매가 유리하다. 집을 사두면 시세가 오른 만큼 자산이 불어난다. 전세는 아무리 오래 살아도 시세 차익이 없고, 2년 뒤 재계약 때 보증금을 올려줘야 할 수도 있다.
하락기라면 계산이 뒤집힌다. 매매한 집은 값이 떨어지는 만큼 손실이 나지만, 전세 보증금은 원금 그대로 남는다. 다만 하락기에는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전세 위험이 커진다. 전세가 원금을 지켜주는 대신, 그 원금을 떼일 위험은 하락기에 더 커진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정리하면 판단은 세 가지에서 갈린다.
첫째는 거주 기간이다. 한곳에 5년 이상 오래 살 생각이면 취득세와 이사 비용을 감안해도 매매가 낫다. 2~3년 안에 옮길 가능성이 크면 전세가 유연하다.
둘째는 시장 방향에 대한 확신이다. 앞으로 오른다고 판단하면 매매로 시세 차익을 노리고, 방향을 모르겠으면 원금이 보전되는 전세로 관망하는 편이 안전하다.
셋째는 무엇을 우선하느냐다. 지금 살 수 있는 최선의 집에 사는 것이 목표라면 전세가 더 좋은 집을 열어준다. 내 집이라는 소유와 자산 증식이 목표라면 규모를 낮춰서라도 매매다.
12억이라는 목돈은 선택지를 넓혀줄 뿐, 정답을 정해주지는 않는다. 거주 기간과 시장 방향, 이 두 가지를 먼저 정하면 전세와 매매 중 무엇이 내 상황에 맞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