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계약 전 등기부등본에서는 을구의 근저당뿐 아니라 갑구의 가압류·가처분·가등기와 신탁 등기까지 확인해야 한다. 가등기는 나중에 본등기가 되면 매수인의 소유권이 밀려 상실될 수 있고, 신탁 부동산은 소유자가 매도인이 아니라 신탁회사라 매도인 단독으로는 팔 수 없다. 이런 권리관계가 남아 있으면 잔금 전 말소나 신탁원부·수탁자 동의 확인을 계약 조건으로 요구해야 한다.

등기부등본은 크게 표제부, 갑구, 을구로 나뉜다. 근저당권은 을구에 적힌다. 전세를 구할 때는 이 근저당의 채권 규모가 가장 중요한 확인 대상이지만, 집을 사는 매수인은 봐야 할 곳이 하나 더 있다. 소유권 자체를 흔드는 항목은 대부분 갑구에 있다.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을 담는다. 지금 소유자가 누구인지, 그 소유권에 어떤 제약이 걸려 있는지가 여기 적힌다. 근저당이 돈 문제라면, 갑구의 항목들은 '이 집을 매도인이 온전히 팔 수 있는가'를 좌우한다.
| 항목 | 등기 위치 | 매수인에게 주는 위험 |
|---|---|---|
| 근저당권 | 을구 | 담보 채무, 잔금으로 말소 필요 |
| 가압류·압류 | 갑구 | 채무·체납으로 경매에 넘어갈 수 있음 |
| 가처분 | 갑구 | 소유권 분쟁이 진행 중 |
| 가등기 | 갑구 | 본등기가 되면 소유권이 밀려 상실 위험 |
| 신탁 | 갑구 | 소유자가 신탁사, 매도인 단독 처분 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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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압류와 압류는 채권자나 국가가 소유자의 처분을 막아둔 상태다. 세금 체납이나 빚 문제가 얽혀 있다는 신호이고, 그대로 두면 경매로 넘어갈 수 있다. 매매에서는 매도인이 잔금을 받으면서 이를 말소해 깨끗한 소유권을 넘겨야 한다. 소유권 이전과 말소는 동시이행 관계여서, 말소되지 않은 채 잔금만 치르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가처분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소유권을 둘러싼 다툼이 진행 중이라는 표시에 가깝다. 처분금지가처분이 걸려 있다면 지금 소유자의 권리 자체가 확정적이지 않다는 뜻이므로, 분쟁의 실체를 확인하기 전에는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가장 놓치기 쉬운 건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다. 가등기 자체는 소유권을 넘기지 않지만, 나중에 본등기가 이뤄지면 그 순위가 가등기 시점으로 앞당겨진다. 그 사이에 집을 산 매수인의 소유권이 뒤로 밀려 결국 소유권을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매도인이 온전한 소유권을 넘기지 못한 것이 되므로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소송과 회수 과정은 길고 불확실하다. 가등기가 보인다면 그것이 말소된 것을 확인한 뒤 계약하는 편이 훨씬 낫다.
신탁 등기가 되어 있으면 전제가 달라진다. 신탁을 원인으로 소유권이 넘어간 부동산은 소유자가 위탁자, 즉 원래 집주인이 아니라 신탁회사다. 위탁자는 소유권을 회복하기 전까지 그 집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다. 매도인이 팔겠다고 나서도 법적 소유자가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신탁 부동산은 등기부와 함께 신탁원부를 반드시 열람해야 한다. 처분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우선수익자가 누구인지, 위탁자가 팔려면 신탁회사나 우선수익자의 동의가 필요한지가 여기 적혀 있다. 대법원은 2024년 12월부터 신탁등기에 '신탁원부를 확인하라'는 주의사항을 등기관이 직접 기재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신탁원부 확인이 형식이 아니라 필수 절차라는 뜻이다.
권리관계가 남아 있다면 계약서에 조건을 명확히 넣는 것이 핵심이다.
등기부는 떼는 순간의 사진일 뿐이다. 잔금과 등기까지 사이에 새 권리가 끼어들 수 있으므로, 마지막 순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