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연 3.18%로 넉 달 연속 상승 끝에 보합했지만 잔액 기준은 3.05%, 신잔액 기준은 2.71%로 각각 올랐다. 내 변동금리가 그대로인지 오르는지는 대출이 어느 코픽스 기준에 연동됐는지에 따라 갈린다. 대출약정서에서 연동 기준과 변경일을 확인하고, 9월 예금금리 인상과 미국 국채 금리 같은 신호로 다음 달 상승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은행연합회가 9월 15일 공시한 8월 코픽스(COFIX)는 기준마다 방향이 달랐다. 새로 조달한 자금만 반영하는 신규취급액 기준은 연 3.18%로 7월과 같았다. 4월부터 7월까지 넉 달 연속 오른 끝에 처음 멈춘 것이다. 반면 기존 조달분까지 담는 잔액 기준은 3.05%로 0.05%포인트, 신잔액 기준은 2.71%로 0.06%포인트 올랐다.
| 코픽스 기준 | 7월 | 8월 | 변동 |
|---|---|---|---|
| 신규취급액 | 3.18% | 3.18% | 보합 |
| 잔액 | 3.00% | 3.05% | +0.05%p |
| 신잔액 | 2.65% | 2.71% | +0.06%p |
신규취급액 코픽스가 멈춘 이유는 조달 쪽 압력이 잦아든 데 있다. 은행 정기예금 같은 수신 상품 금리와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안정되면서 새로 자금을 끌어오는 비용의 상승세가 진정됐다. 이달 새로 변동금리 대출을 받는 사람이라면 지난달과 비슷한 조건에서 출발하는 셈이지만, 이미 대출을 쓰고 있는 기존 차주에게는 이야기가 다르다.

Mikhail Nilov
같은 날 나온 지표인데 차주 체감이 갈리는 건 반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그달 새로 조달한 돈의 금리만 계산하므로 시장 변화가 곧바로 드러난다. 잔액·신잔액 코픽스는 과거에 끌어온 자금까지 평균에 넣기 때문에, 예전의 높은 금리가 시차를 두고 뒤늦게 반영된다. 금리가 오르는 국면에서는 이 시차가 기존 대출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한다. 신규 조달비용이 진정돼도, 잔액 지표는 누적된 고금리 여파를 계속 끌고 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기존 대출자의 체감 금리가 꺾이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신규취급액 코픽스에 연동된 대출은 이번 달 이자가 대체로 그대로지만, 잔액이나 신잔액에 연동된 대출은 오히려 오른다. 실제로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신잔액 코픽스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올렸다. KB국민은행의 6개월 변동금리는 연 4.44~5.84%에서 연 4.50~5.90%로 상단이 높아졌다.
핵심은 내 대출이 어느 기준에 걸려 있느냐다. 이건 대출약정서(여신거래약정서)나 은행 앱의 대출 상세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리 구성 항목에 '신규취급액 COFIX 6개월', '신잔액 COFIX' 같은 식으로 연동 기준과 변동 주기가 적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새로 나간 변동금리 주담대는 신잔액 코픽스에 연동된 경우가 많은데, 하필 이번 달 오른 지표가 바로 신잔액이다. 내 대출이 신규취급액이 아니라 신잔액에 걸려 있다면, 코픽스 보합 소식과 무관하게 이자가 올랐을 수 있다.
변동 주기도 함께 봐야 한다. 6개월 주기라면 코픽스가 오른 달이 아니라 다음 갱신일에 반영된다. 지금 이자가 그대로라고 안심하기보다, 다음 금리 변경일이 언제인지, 그 사이 코픽스가 어느 방향인지를 같이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8월 보합을 추세 전환으로 읽기는 이르다. 방향을 가늠하는 신호는 조달 쪽에 있다. 9월 들어 대형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0.1~0.6%포인트가량 잇달아 올렸는데, 예금금리 상승은 은행 조달비용을 키워 이르면 9월 코픽스부터 다시 밀어 올릴 수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나드는 것도 국내 시장금리를 자극하는 배경이다. 판단 기준을 하나 세우자면, 신잔액 연동 대출을 쓰면서 남은 만기가 길고 앞으로도 금리 상승 신호가 이어진다면 고정금리 전환이나 대환을 비교해 볼 만하다. 반대로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거나 중도상환수수료가 전환 이득보다 크다면 서두를 이유는 없다.
정리하면, 신규취급액 코픽스가 멈췄다는 헤드라인만 보고 내 이자가 고정됐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내 대출의 연동 기준과 변경일을 먼저 확인하고, 예금금리와 시장금리 흐름을 신호로 삼아 다음 갱신을 대비하는 쪽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