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350여 곳을 대상으로 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기본 방향을 연내 내놓을 예정이지만, 대상은 아직 확정 전이고 실제 이전은 2027년 이후다. 이번엔 기관을 특정 거점에 몰아 배치하는 '집적' 방식이어서 수요가 도시 전체가 아니라 사옥 주변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후보지 소식만으로 추격하기보다 확정 여부, 법 개정 절차, 실제 사옥 위치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국책은행 지방이전 소식에 후보지 인근 전월세를 알아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 먼저 짚을 것은, 이번 2차 이전이 아직 확정된 계획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연내에 기본 방향을 내놓겠다고 했고, 8~9월 로드맵이 거론됐지만 국토교통부는 "공식 발표 시기가 아니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일정도 여유가 있다. 실제 이전은 2027년부터 선도기관을 중심으로 착수할 예정이고, 산업은행 같은 기관은 본사 소재지를 옮기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발표 한 번으로 다음 달에 짐을 싸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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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검토 중인 수도권 공공기관은 소속기관을 포함해 350여 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전월세 시장의 관심이 큰 곳은 금융공기업이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에 더해 한국투자공사, 예금보험공사, 수협중앙회 등이 이전 후보로 오르내린다. 다만 이 기관들도 확정 대상은 아직 아니다.
지역 유치전은 이미 뜨겁다. 부산은 정책금융기관과 해양·첨단산업을, 전북은 금융·자산운용기관 집적을, 충남은 기후·에너지·환경 분야 기관을 노린다. 대구는 기업은행을 포함해 30곳이 넘는 기관 유치를 희망하고, 광주·전남은 농협 계열, 충북은 기업은행과 저축은행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엔 방식도 달라진다. 1차 때 기관을 지역별로 고루 나눴다가 지역산업과의 연계 효과가 약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정부는 관련 기관을 특정 거점에 몰아서 배치하는 '집적' 방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실거주자 입장에서 보면, 한 도시 안에서도 수요가 특정 구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앞선 사례가 참고가 된다. 2005년 이후 153개 공공기관이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옮겨졌다. 이때 나타난 공통된 흐름은, 기관이 실제로 문을 여는 사옥 주변부터 수요가 붙는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가족까지 내려오기 전 단신 부임이 많아 소형 위주로 임차 수요가 몰리고, 정주 여건이 갖춰진 뒤에야 가족 단위 수요가 뒤따르는 경향이 있었다.
거꾸로 말하면, 후보지로 거론된다는 사실만으로 넓은 지역의 전월세가 한꺼번에 오르지는 않는다. 관건은 어느 기관이, 어느 도시의 어느 자리에 자리 잡느냐다. 이게 정해지기 전에 후보지 전체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확정되지 않은 정보를 좇는 셈이다.
이전 논의는 노조 반발 등 변수도 크다. 산은·기은·수은 노조는 8월 공동 결의대회를 열었고, 금융산업노조는 9월 총파업을 가결했다. 계획이 지금 형태 그대로 실행된다는 보장은 없는 만큼, 확정 발표와 사옥 위치가 나온 뒤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