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와 HUG가 2026년 5월부터 전국 8개 전세피해·예방지원센터에서 예비 임차인에게 권리관계 분석과 계약서 검토를 무료로 해주는 안전계약 컨설팅을 시작했고, 대한법률구조공단(132)은 누구나 무료 상담을 받는다. 다만 상담은 계약서와 등기부의 위험을 짚어 줄 뿐, 집주인의 숨은 의도나 빚까지 걸러 주지는 못한다. 등기부 권리관계,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특약 세 가지를 미리 정리해 가고 입주 당일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본인이 챙겨야 한다.
전세 계약을 앞두고 변호사 비용이 부담된다면, 돈을 들이지 않고 전문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공적 창구가 여러 곳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026년 5월부터 시작한 '안전계약 컨설팅'이다. 계약을 아직 맺지 않은 예비 임차인이 대상이고, 국토부가 위촉한 공인중개사가 집의 권리관계를 분석하고 계약서 문구를 검토해 준다. 서울·경기·인천·부산·대전·대구·광주·전남 등 전국 8개 전세피해 및 예방지원센터에서 받을 수 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곳으로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이 있다. 전화 132번이나 홈페이지(klac.or.kr)로 상담을 예약하면 되고, 소득 요건을 충족하면 소송 구조까지 이어진다. 서울 거주자라면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에서 내용증명 같은 법률서류 작성도 무료로 도움받을 수 있다.
HUG의 안심전세앱은 상담은 아니지만, 집의 시세와 보증금 위험도를 스스로 진단하고 악성 임대인 등록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어 상담 전에 먼저 돌려 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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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상담은 한 건당 10~15분 안팎으로 짧은 편이다. 말로만 설명하면 시간이 금방 가니, 서류를 미리 갖춰 가는 쪽이 훨씬 유리하다.
최소한 계약서 초안이나 가계약 내용, 그리고 해당 집의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은 챙기자. 등기부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몇백 원이면 뗄 수 있다. 여기에 궁금한 점을 서너 개로 정리해 가면 짧은 시간에도 핵심을 짚을 수 있다.
첫째는 등기부의 권리관계다. 등기부상 소유자와 계약 상대인 임대인이 같은 사람인지, 근저당과 먼저 들어온 세입자의 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에 비해 위험하지 않은지 물어야 한다. 서울시는 보증금이 시세의 60% 안쪽일 때를 비교적 안전한 선으로 본다.
둘째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안전장치, 즉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집인지다. 위반건축물로 등재돼 있거나 집주인이 법인이거나 빚·세금 체납이 많으면 가입이 거절될 수 있다. 가입이 막히는 집이라면 계약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셋째는 특약 문구다. 상담에서 특약에 어떤 문장을 넣을지 함께 다듬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선순위 보증금을 집주인이 사실과 다르게 알린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받는다는 조항, 잔금을 치르기 전까지 새 근저당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자주 권장된다.
여기서 분명히 해 둘 선이 있다. 무료 상담은 계약서와 등기부에 담긴 위험을 읽어 주는 단계이지, 그 위험을 대신 없애 주는 단계가 아니다.
상담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서류 해석, 특약 문구 검토, 권리 순위 진단, 분쟁이 생겼을 때의 법적 절차 안내다. 반면 집주인이 실제로 보증금을 돌려줄 사람인지, 숨은 빚이 더 있는지 같은 속사정까지 조사해 주지는 못한다. 보증금을 대신 받아 주거나 집주인을 설득해 주는 일도 상담의 몫이 아니다.
판단 기준은 이렇게 잡으면 된다. 상담은 '이 집에 어떤 위험이 있다'를 알려주는 곳이고, 그 위험을 막는 마지막 행동은 본인이 해야 한다. 대항력은 이사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 0시부터 생기고, 우선변제권은 여기에 확정일자가 더해져야 선다. 반대로 근저당은 등기한 당일 효력이 생기므로, 잔금 날 집주인이 대출을 받으면 보증금이 뒤로 밀릴 수 있다.
그래서 아무리 상담을 잘 받았어도 입주 당일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챙기고, 가능하면 보증보험까지 가입해 두는 것이 보증금을 지키는 마지막 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