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가 매달 관리비에 포함해 낸 장기수선충당금은 원래 집주인 몫이라 이사할 때 돌려받을 수 있다. 반대로 미납 관리비가 있으면 임대인이 보증금에서 공제하고 돌려줄 수 있어, 집을 넘긴 퇴거 시점을 기준으로 한 정산이 중요하다. 이사 전 관리사무소에서 중간 정산 내역과 장기수선충당금 납부확인서를 받아두면 돌려받을 돈과 부담할 돈을 분명히 가를 수 있다.

이사 나가는 달의 관리비는 한 달 치를 통째로 내는 게 아니라, 집을 비워 집주인에게 넘긴 날까지만 일할로 중간 정산한다. 거주하는 동안의 관리비는 임차인이 부담하는 게 원칙이고, 집을 인도한 뒤에 발생하는 몫은 임대인이나 다음 입주자에게 넘어간다.
그래서 정산의 출발점은 날짜다. 퇴거일을 관리사무소에 정확히 알리고, 그날을 기준으로 끊은 중간 정산 내역서를 받아두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Nataliya Vaitkevich
이사 정산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돈이 장기수선충당금이다. 엘리베이터 교체나 외벽 보수처럼 큰 수선에 대비해 쌓아두는 적립금인데, 원래는 집주인, 즉 소유자가 부담해야 하는 항목이다. 편의상 매달 관리비 고지서에 얹혀 나오다 보니 사는 동안은 세입자가 대신 내게 된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는 "소유자는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자가 대신하여 납부한 경우에는 그 금액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300세대 이상이거나 중앙집중식 난방, 승강기가 설치된 공동주택 등이 대상이다. 이사할 때 관리사무소에서 납부확인서를 발급받아 집주인에게 청구하면 되고, 미처 못 받고 나왔더라도 계약 종료일로부터 10년 안에는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예외가 하나 있다. 계약서 특약에 '장기수선충당금은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으면 돌려받기 어렵다. 계약서를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같은 관리비 고지서에 있어도 돌려받을 수 있는 항목과 없는 항목이 섞여 있다. 수선유지비는 형광등 교체나 공용 공간 청소처럼 그달 실제로 소모한 비용이라 환급 대상이 아니다. 입주 때 걷는 관리비 예치금도 소유자 몫이라 세입자 정산과는 별개다.
구분이 헷갈린다면 기준은 단순하다. 미래의 수선을 위해 쌓아두는 돈은 돌려받고, 그달 써서 없어진 돈은 돌려받지 못한다고 보면 된다.
반대 방향도 챙겨야 한다. 보증금은 밀린 월세뿐 아니라 미납 관리비, 원상복구 비용까지 임차인의 채무 전체를 담보하는 돈이다. 관리비를 체납한 채 나가면 임대인은 보증금을 돌려줄 때 그만큼을 공제하고 나머지만 내줄 수 있고, 법원도 이를 인정한다.
그러니 이사 전에 미납분과 연체료가 없는지 확인하고 완납해 두는 편이 보증금을 온전히 받는 데 유리하다. 집을 팔고 나가는 집주인이라면 짚어둘 게 하나 더 있다. 대법원은 전 소유자가 체납한 관리비 가운데 공용부분만 새 소유자에게 승계되고 전유부분과 연체료는 넘어가지 않는다고 봤다(2001다8677). 매매 잔금 전에 관리비 체납 여부를 확인해 두는 게 분쟁을 줄인다.
마지막으로 이사 며칠 전, 관리사무소에 다음을 미리 요청해두면 당일 혼선을 줄일 수 있다.
개별 계량되는 전기·도시가스·수도는 관리비 정산과 별개다. 각 공급사나 고지서에 적힌 안내 번호로 전출 정산을 따로 신청해야 한다. 관리사무소마다 정산 방식과 가능한 날짜가 다르니, 희망하는 정산 일정도 함께 협의해두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