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번호나 금액을 잘못 입력해 월세나 보증금을 엉뚱한 곳에 보냈다면, 가장 먼저 돈을 보낸 은행에 착오송금 반환을 신청하는 것이 순서다. 받는 사람이 돌려주지 않으면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로 넘어갈 수 있는데, 1건당 5만원 이상 1억원 이하를 이체일로부터 1년 안에 신청해야 한다. 큰돈을 보내기 전에는 지연이체 서비스와 계좌·금액 재확인으로 애초에 실수를 막는 편이 가장 확실하다.

보증금이나 월세처럼 큰돈을 이체하다 계좌번호 한 자리를 잘못 누르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이때 중요한 건 당황하지 않고 순서를 지키는 것이다. 착오송금은 빨리 움직일수록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받는 사람이 돈을 쓰거나 계좌가 묶이기 전에 손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핵심 순서는 세 단계다. 송금한 은행에 반환을 요청하고, 안 되면 예금보험공사에 반환지원을 신청하고, 다음부터는 아예 실수를 막는 장치를 걸어두는 것이다.

Mikhail Nilov
가장 먼저 할 일은 돈을 받은 쪽 은행이 아니라 내가 돈을 보낸 금융회사에 착오송금 반환을 신청하는 것이다. 영업점 방문뿐 아니라 콜센터나 앱으로도 접수할 수 있어, 밤이나 주말에 송금 실수를 알아차렸어도 바로 신청할 수 있다.
신청하면 송금 은행이 수취 은행을 거쳐 받는 사람에게 연락해 반환 의사를 묻는다. 여기서 알아둘 점은, 상대가 동의해야 돈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은행은 상대의 동의 없이 남의 계좌에서 돈을 임의로 빼낼 수 없다. 그래서 반환청구를 했다고 반드시 돌려받는 것은 아니다.
참고로 내가 계좌를 잘못 입력한 게 아니라 전산 오류로 중복 출금되거나 입금이 안 된 경우도 창구는 같다. 송금한 은행 고객센터에 거래 내역 추적을 요청하면 된다. 반면 보이스피싱처럼 속아서 보낸 돈은 착오송금이 아니라 범죄 피해이므로, 반환청구가 아니라 은행과 경찰에 피해 신고(지급정지)를 해야 한다.
은행을 통해 요청했는데도 상대가 응하지 않거나 연락이 닿지 않으면, 소송까지 가기 전에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 반환지원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예보가 신청인을 대신해 수취인의 신원을 확인하고 자진 반환을 권유하며, 그래도 반환하지 않으면 법원의 지급명령 절차로 회수한다.
이용 조건은 분명하게 정해져 있다.
수수료 부담도 생각보다 가볍다. 별도의 신청 수수료는 없고, 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든 비용(지급명령 비용 등)을 회수한 금액에서 뺀 뒤 나머지를 돌려준다. 신청은 예금보험공사 착오송금 반환지원 사이트(fins.kdic.or.kr)에서 온라인으로 하거나 상담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다만 모든 경우가 되는 건 아니다. 범죄에 이용됐거나 의심되는 계좌, 압류·지급정지된 계좌, 예금주가 사망했거나 출국해 국내 주소가 없는 경우, 법인이 휴업·폐업한 경우는 지원 대상에서 빠진다. 상대가 끝내 버티더라도 착오로 들어간 돈을 임의로 써버리면 부당이득일 뿐 아니라 법적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자진 반환을 압박하는 효과는 있다.
어느 단계든 '내가 실수로 보냈다'는 사실을 증명할 자료가 필요하다. 신분증과 함께 이체확인증을 준비한다. 이체확인증은 받는 사람, 금액, 시각이 찍힌 거래 내역으로, 은행 앱에서 바로 발급할 수 있다. 상대와 주고받은 문자나 통화 기록이 있다면 함께 남겨두면 도움이 된다. 큰 금액일수록 송금 직후 이체확인증부터 저장해 두는 습관이 나중에 시간을 아껴준다.
돌려받는 절차가 있다 해도, 한 번 나간 큰돈을 되찾는 데는 보통 한두 달, 길면 그 이상이 걸린다. 보증금처럼 액수가 크다면 보내기 전에 확인하는 쪽이 비교할 수 없이 낫다.
실수를 아예 안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보낸 은행에 먼저 연락한다'는 순서 하나만 기억해도, 급한 순간에 가장 중요한 몇 분을 버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