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사장이 국정감사에서 집값 급락 가능성과 대출 제한 강화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LH는 정책 결정 기관이 아니어서 이 발언이 곧 규제 변화는 아니다. 발언 시점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87주 연속 올랐고 3분기 거래의 54.7%가 전고가 이상이었다. 전망 대신 이미 시행 중인 대출 한도와 스트레스 DSR, 그리고 내 월 상환 여력을 기준으로 매수 시점을 판단하면 된다.

10월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 확대와 금리 상승을 근거로, 집값이 안정되면 지금 서둘러 사지 않아도 손해가 없다는 취지였다. 앞서 9월 30일에는 15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고, 생애최초 구입자에게 주는 LTV 70% 대출이 경쟁적 매수를 부추긴다고도 했다.
첫 집을 알아보는 무주택자라면 이 발언에 마음이 흔들리기 쉽다. 하지만 전망과 정책은 다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발언은 참고할 의견일 뿐 대출 규제가 바뀐다는 신호가 아니다.

Jakub Zerdzicki
LH는 주택을 공급하는 공기업이지, 대출이나 세제를 정하는 정책 결정 기관이 아니다. 국감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은 LH 사장이 정책 결정자처럼 들리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고, 이 사장은 정책 결정 위치가 아닌데 발언한 점을 사과했다. 다만 급락 전망과 대출 규제 강화라는 개인 소신 자체는 철회하지 않았다.
전망과 시장 데이터가 엇갈리는 점도 짚어야 한다. 발언 시점에 서울 아파트값은 87주 연속 올랐다. 직방 집계로는 2026년 3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 1만930건 가운데 54.7%가 직전 최고가 이상에서 거래됐다. 1분기 38.2%, 2분기 43.0%에서 오히려 높아진 수치다. 급락 전망과 실제 흐름 사이의 간극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발언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지금 적용되는 규제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수도권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집값에 따라 나뉘었다.
| 집값 | 주담대 한도 |
|---|---|
| 15억원 이하 | 6억원 |
| 15억원 초과 | 4억원 |
| 25억원 초과 | 2억원 |
여기에 DSR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스트레스 금리가 1.5%에서 3%로 올랐다. 실제 이자가 아니라 한도 계산용으로 더 높은 금리를 가정하는 것이어서, 같은 소득이라도 빌릴 수 있는 돈이 줄어든다. 생애최초 실수요자는 LTV 우대가 남아 있지만, DSR의 벽은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경우와 집값이 떨어지는 경우는 성격이 다르다.
한도가 줄면 같은 집을 사기 위해 필요한 자기자본이 늘어난다. 모자란 만큼 현금을 더 넣거나, 더 저렴한 집으로 눈을 낮춰야 한다. 이미 받은 대출의 월 상환액이 늘지는 않지만, 애초에 진입 문턱이 높아진다.
집값이 떨어지면 반대 방향의 압박이 생긴다. 대출 원금은 그대로인데 집값만 내려가면 자산 대비 빚의 비율이 커진다. 무주택자에게는 하락기가 싸게 살 기회일 수 있지만, 무리하게 빌려 산 뒤 가격이 내리면 상환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 두 시나리오 모두 '얼마를 빌릴 수 있나'가 아니라 '얼마를 갚을 수 있나'로 판단해야 하는 이유다.
전망은 사람마다 엇갈린다. 바꿀 수 없는 외부 변수 대신, 내 자금 기준으로 점검하는 편이 낫다.
공기업 사장의 전망 하나로 매수 시점을 당기거나 미룰 일은 아니다. 급락이든 추가 상승이든, 어느 쪽이 와도 버틸 수 있는 자금 구조인지가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