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의 세금 체납은 경매 시 당해세 우선변제로 세입자의 보증금보다 먼저 배당될 수 있고, 압류 등기 전에는 등기부에도 드러나지 않는다. 계약 전 완납증명서 요구와 미납국세 열람제도로 두 번 확인하고 그 사이의 공백은 완납·해제 특약으로 메우는 것이 안전하다. 체납이 없으면 진행, 소액이면 특약을 건 조건부 진행, 과다하거나 임대인이 비협조적이면 계약을 멈추는 것이 판단 기준이다.

전세 계약에서 가장 무서운 건 등기부등본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다. 임대인의 세금 체납이 그렇다.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임대인이 못 낸 세금 중 일부는 세입자의 보증금보다 먼저 배당된다. 이른바 당해세(종합부동산세·상속세·증여세 등)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압류 등기가 되기 전까지 이 체납이 등기부에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류상 깨끗해 보이는 집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규모도 작지 않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26년 6월 말 기준 체납 국세는 116조31억원에 이른다. 2021년 99조원대에서 매년 늘어 100조원을 넘긴 지 오래다. 이 돈의 일부는 누군가의 집에 걸려 있고, 그 집에 들어갈 세입자의 보증금과 순위를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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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점을 나눠 두 번 보는 게 안전하다.
첫 번째는 계약 전이다. 임대인에게 국세 완납증명서와 지방세 납세증명서를 요구한다. 세금을 다 냈다는 공식 서류다. 다만 완납증명서에는 함정이 있다. 발급된 그 순간의 상태만 증명할 뿐, 발급 이후 잔금일까지 새로 생긴 체납이나 아직 고지되지 않은 세금은 잡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두 번째 확인이 필요하다. 미납국세 열람제도다. 국세징수법 제109조에 근거한 제도로, 2023년 4월부터는 임대인의 동의가 없어도 임차인이 세무서에서 임대인의 미납 국세를 직접 열람할 수 있다. 신청하면 열람 사실이 임대인에게 통지된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신청은 온라인으로는 되지 않고 세무서에 직접 방문해야 한다. 신분증과 임대차계약서, 열람신청서를 챙긴다. 열람 가능한 시점이나 보증금 금액 요건은 자료마다 설명이 조금씩 달라서, 방문 전에 관할 세무서에 요건을 한 번 확인하고 가는 편이 헛걸음을 줄인다.
완납증명서와 열람 사이, 그리고 열람 이후 잔금일까지의 틈은 특약으로 메운다. 흔히 쓰는 방식은 "잔금 지급일까지 임대인은 모든 체납 세금을 완납하고 완납증명서를 제출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을 돌려받는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다. 말로 약속받는 것과 문서로 남기는 것은 분쟁이 생겼을 때 전혀 다른 무게를 갖는다.
확인했다면, 결과별로 다르게 움직인다.
체납이 전혀 없다면 예정대로 진행하되, 잔금일 직전 완납증명서를 한 번 더 받아 공백 구간을 닫는다.
체납이 있지만 액수가 적고 임대인이 곧 낼 의사가 분명하다면, 조건부로 진행할 수 있다. 앞서 말한 완납·해제 특약을 반드시 넣고, 잔금 전 완납을 눈으로 확인한 뒤 잔금을 치른다.
체납 규모가 보증금에 견줘 부담스럽거나, 임대인이 서류 제출과 열람에 비협조적이라면 계약을 멈추는 쪽이 현실적이다. 집이 마음에 들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을 감수할 만큼 좋은 집은 없다. 체납이 걸린 집은 피하고, 같은 조건의 다른 집을 찾는 편이 낫다.
마지막으로, 개별 계약의 법적 판단은 공인중개사나 세무·법률 전문가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당해세의 우선순위는 2023년 세법 개정으로 일부 바뀌었고, 사안마다 적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