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이 끊기면 단지 전체가 중단된 것인지 우리 집만 그런 것인지부터 가려야 연락할 곳과 책임 주체가 갈린다. 외부 열수송관 사고 같은 공급 중단은 공급사와 관리사무소 소관이라 임대인 수선의무와 무관하지만, 세대 보일러 등 설비 고장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지체 없이 알려야 한다. 중단·복구 시각과 관리사무소 고지, 연락 기록 같은 증빙을 남겨 두면 비용 부담을 다툴 때 근거가 된다.

지역난방이나 온수가 갑자기 끊기면 집주인부터 찾기 쉽다. 하지만 순서가 틀리면 해결도 늦고 책임 소재도 꼬인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우리 집만 그런가, 단지 전체가 그런가'를 가리는 것이다. 이 한 가지로 연락할 곳과 비용을 낼 주체가 갈린다.
관리사무소에 전화해 단지 전체 중단인지 물어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옆집·윗집도 똑같이 안 들어온다면 세대 설비가 아니라 공급 쪽 문제다. 이번 서울 마곡동 열수송관 파열처럼 외부 배관 사고로 8,965세대가 한꺼번에 끊긴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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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전체가 멈췄다면 이건 임대인이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열을 공급하는 지역난방 사업자(단지에 따라 한국지역난방공사 또는 서울에너지공사)와 관리사무소가 복구 주체다. 세입자가 할 일은 수리 요청이 아니라 상황 파악이다.
이 경우 세입자가 수리비를 낼 일은 없다. 다만 중단 탓에 집 안 배관이 터지는 등 2차 피해가 생기면 책임 주체가 다시 갈리므로, 피해 상태를 먼저 기록해 둬야 한다.
옆집은 멀쩡한데 우리 집만 난방·온수가 안 된다면 세대 보일러나 배관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는 임대인에게 지체 없이 알려야 한다. 민법 제634조는 임차인에게 수선이 필요한 사실을 임대인에게 통지할 의무를 지운다.
비용은 고장의 성격으로 갈린다. 민법 제623조에 따라 임대인은 임차 기간 중 집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할 의무가 있다. 대법원은 세입자가 큰 비용 없이 쉽게 고칠 사소한 손상이면 임대인 의무가 없지만, 방치하면 목적대로 살 수 없을 정도라면 임대인이 수선해야 한다고 본다. 난방·온수를 아예 못 쓰는 보일러 고장은 대개 후자에 가깝다.
단 '노후됐으니 무조건 집주인 책임'도, '동파됐으니 세입자 책임'도 아니다. 배관 보온 상태, 안내받은 관리 방법을 지켰는지 같은 실제 원인을 따진다. 계약서에 수리비 특약이 있으면 먼저 확인하되, 특약이 있어도 건물 기본 기능을 위한 수리인지 세입자 과실인지는 따로 본다.
임대인이 수선을 미루면, 세입자가 집을 보존하려 먼저 쓴 비용은 민법 제626조에 따라 필요비로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거절당하면 내용증명을 보낸 뒤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길이 있다.
복구된 뒤 책임을 다투려면 기록이 있어야 한다.
중단 자체는 피할 수 없어도, 비용과 책임을 다툴 때는 '언제, 누구에게, 무엇을 알렸나'가 결론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