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원룸에서 보증금을 지키는 핵심은 계약 전 등기부등본으로 소유자와 근저당을 확인하고, 입주 직후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는 것이다. 월 10만 원 이상 정액 관리비는 중개 광고와 계약서에 세부내역을 표시하게 돼 있어, 월세를 낮춰 보이게 하는 관리비 꼼수를 가려낼 수 있다. 보증금은 반드시 임대인 본인 명의 계좌로 보내고, 보증금 6,000만 원이나 월세 30만 원을 넘으면 계약 30일 안에 전월세 신고를 해야 한다.

처음 자취방을 구할 때 월세와 사진에 먼저 눈이 가지만,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에 봐야 할 것은 따로 있다. 보증금을 지키는 일은 집을 '고르는' 단계가 아니라 '확인하는' 단계에서 결정된다.
먼저 학교와의 거리는 지도상 직선거리가 아니라 실제 통학 시간으로 따진다. 도보 10분과 버스 두 정거장은 체감이 전혀 다르고, 밤늦게 귀가하는 동선의 밝기와 안전도 함께 본다.
관리비는 요즘 특히 유심히 볼 대목이다. 2023년 9월부터 월 10만 원 이상 정액 관리비가 붙는 매물은 중개 광고에 관리비를 일반관리비, 사용료(전기·수도·난방), 기타관리비로 나눠 표시하도록 바뀌었다. 월세를 싸 보이게 해놓고 관리비로 메우는 '관리비 꼼수'를 가려내라는 취지다. 네이버부동산·직방·다방에도 세부내역 입력란이 생겼으니, 관리비에 수도·인터넷·청소비가 포함되는지 항목까지 확인하자.

Artful Homes
등기부등본은 누구나 인터넷등기소에서 열람할 수 있다. 월세라도 보증금이 있다면 반드시 떼어 본다. 볼 곳은 세 군데다.
표제부에서는 주소와 호수가 내가 계약할 방과 정확히 일치하는지 본다. 하나의 전유부분을 여러 개로 나눈 '방 쪼개기' 원룸은 호수가 등기와 어긋나 나중에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 건물 용도가 '고시원'으로 돼 있지 않은지도 함께 확인한다.
갑구에서는 압류나 가압류, 경매 신청 기록이 있는지, 소유자가 누구인지 본다. 을구에서는 근저당권을 확인한다. 선순위 근저당 금액이 집값에 비해 크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때 보증금을 못 받을 수 있다. 집값 대비 채권액이 적으면 비교적 안전하고, 비슷하거나 더 높으면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
한 가지 더. 보증금이 적어 '소액임차인 최우선변제'로 보호받으려 해도, 그 기준은 계약일이 아니라 등기부상 가장 앞선 담보권이 설정된 날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근저당 설정일을 확인해두는 이유다.
계약서의 임대인과 등기부의 소유자가 같은 사람인지 확인한다. 대리인이 나왔다면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요구하고, 가능하면 임대인과 직접 통화해 계약 의사를 확인한다.
보증금과 월세는 반드시 임대인 본인 명의 계좌로 보낸다. 계좌 명의가 다르면 그 자리에서 이유를 확인하기 전까지 송금하지 않는다. 계약서에는 수리 책임 범위, 관리비에 포함되는 항목, 입주 전 하자 처리 같은 내용을 특약으로 분명히 적어두면 나중에 다툴 일이 줄어든다.
열쇠를 받고 이사했다면 바로 주민센터(또는 정부24)에서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는다. 전입신고를 하면 집주인이 바뀌어도 임대 기간 동안 거주를 주장할 수 있는 대항력이 생기고, 확정일자를 받으면 집이 경매에 넘어가도 후순위 권리자보다 보증금을 먼저 돌려받을 우선변제권이 생긴다. 대항력은 입주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 0시부터 효력이 발생하니, 미루지 말고 당일 처리하는 게 좋다.
보증금이 6,000만 원을 넘거나 월세가 30만 원을 넘으면 계약일로부터 30일 안에 전월세(주택 임대차) 신고를 해야 한다. 이 신고를 하면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돼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전세사기가 걱정된다면 HUG나 SGI서울보증의 보증금 반환보증 가입도 따져볼 수 있는데, 가입 조건과 보험료는 보증기관에서 직접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