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역대 최장 기간 올랐지만 강남은 약세로 돌아섰고 상승폭은 5주 연속 줄었다. 상승세가 전역적이지 않고 중저가·외곽으로 옮겨가는 국면이라, 뉴스 제목만 보고 서두를 때는 아니다. 6억 대출 상한과 스트레스 DSR 3단계 아래 내 대출 한도, 입주 조건, 전세 대안 비용을 계산한 뒤 매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2월 이후 86주 연속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이 9월 넷째 주(9월 28일 기준)를 두고 10월 1일 발표한 수치로, 2020~2022년의 85주를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 상승이 1년 반 넘게 이어졌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하다.
문제는 이 한 줄이 내 매수 판단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속 상승'은 서울 전체 평균의 방향일 뿐, 내가 보고 있는 단지의 오늘 호가와는 다른 이야기다. 뉴스의 기간 기록과 내 자금·입주 계획은 떼어놓고 봐야 한다.
Photo by A65 Design on Unsplash
같은 기간 상승폭은 8월 다섯째 주 0.29%를 정점으로 5주 연속 줄었다. 오름세를 이끌던 강남3구가 약세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강남구는 한 주 -0.56%까지 밀렸고, 약세는 한강벨트로 번졌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값이 낮은 지역이 상승세를 이어받아 지수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정리하면 지금은 서울이 한 방향으로 오르는 장이 아니다. 상단은 쉬고, 중저가·외곽이 뒤따라 오르는 국면이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다 오르니 빨리 타야 한다'보다 '내 가격대가 어느 구간에 있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실거주 매수의 출발점은 시세가 아니라 대출이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은 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최대 6억 원까지만 나온다. 같은 해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적용되면서, 변동금리는 1.5%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얹어 한도를 계산한다. 같은 소득이라도 고른 금리 유형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생애 최초 구입자의 LTV 우대도 80%에서 70%로 줄었고, 수도권은 계약 뒤 6개월 안에 전입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사두는 방식이 사실상 막혀 있다는 의미다. 내 소득으로 어떤 금리 유형에서 얼마가 나오는지부터 은행에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선택에는 전세라는 대안이 깔려 있다. 그런데 전세 환경도 편하지 않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조사 대상 13개 지역 가운데 12곳에서 전세 매물이 줄었고, 대전·대구·경남·경기는 정부 출범 직전과 비교해 매물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서울은 갱신 비중이 4개월째 올랐다.
매물이 줄면 재계약 때 보증금 부담이 커진다. 기다리는 동안 전세금이 오르면 그만큼이 매수를 미룬 비용이다. 매수 여부는 '집값이 오를까'만이 아니라 '기다리는 2년의 전세 비용은 얼마인가'까지 함께 올려놓고 비교해야 한다.
청약은 또 다른 통로다. 다만 직방 분석 기준 올해 서울 1순위 평균 경쟁률은 63.1대 1로, 분양가 상한제가 걸린 강남권·용산에 수요가 쏠렸다. 서초 '아크로 서초'는 1099대 1로 서울 민간분양 역대 최고였다. 반면 부산은 0.6대 1, 제주는 0.2대 1로 상당수 지방 단지는 미달이었다.
청약은 당첨되면 시세보다 싸게 사는 길이지만, 인기 단지는 사실상 로또에 가깝다. 현실적인 당첨 확률과 분양가·입주 시점을 자금 계획에 함께 올려두는 편이 낫다.
뉴스의 '최장 상승'은 타이밍을 재촉하는 신호라기보다, 시장이 식별력을 요구하는 국면이라는 신호에 가깝다. 아래 순서로 따지면 판단이 선다.
앞의 세 가지, 대출·자금·입주가 모두 '예'라면 실거주 목적의 매수는 시점 논쟁과 무관하게 합리적일 수 있다. 하나라도 '아니오'라면 최장 상승 기록은 서두를 이유가 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