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구룡마을 화재로 무허가 판자촌 거주자의 이주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떠나는 이유가 재난이냐 개발이냐에 따라 재해구호·긴급복지와 주거이전비·임대주택으로 챙길 권리가 갈린다. 무허가 세입자는 1년 이상 거주 요건과 거주 증빙 서류가 권리 실현의 관건이므로 서류를 미리 백업해 둬야 한다.
2026년 10월 27일 오후 서울 강남 구룡마을 2지구에서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이 이튿날 새벽까지 진화하는 동안 77가구 107명이 피해를 봤고, 주민 39명이 스스로 몸을 피했다. 구룡마을은 1970~80년대 철거민이 모여 만든 무허가 판자촌이다.
이런 곳 거주자가 거처를 옮겨야 할 때 챙길 권리는 상황에 따라 완전히 갈린다. 먼저 가를 것은 하나다. 지금 떠나는 이유가 재난(화재)인가, 개발(정비·도시개발사업)인가. 재난이면 재해구호와 긴급복지가, 개발이면 주거이전비와 임대주택 입주권이 중심이 된다. 두 길은 창구도 서류도 기한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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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는 재해구호법상 사회재난이다. 이재민과 일시대피자는 구호 대상이 되고, 지자체는 학교 체육관 같은 임시주거시설을 연다. 이번에도 강남구가 개포중·구룡중 체육관 등에 대피소를 마련했다.
급한 생계와 주거는 긴급복지지원으로 메운다. 이 제도는 선지원 후조사가 원칙이라, 소득·재산 심사를 먼저 기다리지 않고 지원한 뒤 나중에 확인한다. 주거비와 생계비 지원이 포함되며, 신청은 주민센터나 보건복지상담센터(129), 복지로에서 한다. 지원 금액은 해마다 고시로 바뀌므로 상담할 때 올해 기준을 직접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응급구호비는 지자체 안내 기준으로 1인당 하루 9,000원을 최초 7일간 지급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금액 자체보다 대상자 등록을 빠르게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등록이 늦으면 이후 임시주거와 복구 지원에서도 밀린다.
구룡마을처럼 개발이 예정된 곳은 사업이 본격화되면 보상·이주 절차가 돌아간다. 세입자의 핵심 권리는 두 가지, 주거이전비와 임대주택 입주권이다.
주거이전비는 공익사업 토지보상법 시행규칙에 근거한다. 주거용 건축물 세입자가 사업인정고시일 등 당시 그 구역에 3개월 이상 살았다면 가구원수에 따라 4개월분을 받는다. 소유자는 2개월분이지만, 실제 살지 않거나 무허가건축물 소유자면 제외된다. 금액은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구원수별 월평균 가계지출비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무허가 판자촌 거주자에게는 중요한 단서가 있다. 무허가건축물에 입주한 세입자는 1년 이상 거주해야 대상이 된다. 일반 세입자의 3개월보다 길다. 월세를 안 내고 무상으로 살던 사람도 세입자에 포함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2022두44392)이다. 또 다른 판결(2011두23603)은 세입자가 관리처분계획 인가고시일까지 계속 눌러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먼저 이사했다는 이유만으로 권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임대주택 입주 자격은 보상과 별개로 따진다. 서울시의 재개발 철거세입자 우선공급 임대주택은 모집공고일 현재 무주택 세대구성원이면서 소득·자산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른 집을 갖고 있으면 걸린다. 공고 시점을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급하게 다른 집을 사거나 세대를 합치는 일이 오히려 자격을 흔들 수 있다.
무허가 주택의 약점은 주소다. 전입신고와 주민등록이 안 돼 있는 경우가 많아, 정작 여기 살았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해 권리를 놓친다. 토지보상법 시행규칙은 주민등록 외의 방법으로도 거주를 입증할 수 있게 열어두고 있다.
평소에 모아둘 것은 다음과 같다.
이 자료들은 불이 나면 함께 타버리기 쉽다. 사진으로 찍어 휴대폰이나 클라우드에 따로 보관해 두면, 급히 대피한 뒤에도 증빙은 남는다.
무허가라는 사실이 곧 권리 없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증빙이 없으면 있는 권리도 증명하기 어렵다. 떠나기 전, 내가 여기 살았다는 흔적부터 챙겨두는 것이 가장 실질적인 대비다.